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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기업 2년만 워크아웃에 1차 구조조정 건설사들 살펴보니...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지난 5일 신일건업이 2년만에 다시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신일건업은 2009년 초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로 1차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가 같은 해 바로 조기졸업을 한 중견건설사였다. 그런데 2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다시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다.

2009년에 1차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들 중에서는 워크아웃에서 조기 졸업하는 등 순조롭게 경영 정상화의 길을 걷는 회사들이 있는가 하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아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도 있고, 경영개선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졸업 기간을 연장한 회사도 있다. 또 건실한 성장을 보이며 졸업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곳도 있다. 이런 가운데 신일건업은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가 다시 구조조정에 들어간 불명예스러운 사례가 됐다.

∇ 워크아웃 졸업 3사: 롯데기공, 경남기업, 이수건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009년 1월 금융기관의 신용위험평가에서 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됐던 1차 구조조정 건설사 11곳 가운데 워크아웃을 졸업한 회사는 신일건업, 롯데기공, 경남기업, 이수건설 등 4개사다.

채권은행들의 관리하에 뼈를 깎는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벌인 끝에 경남기업은 5월30일, 이수건설은 6월27일 채권단으로부터 워크아웃 졸업을 허가받았다. 이는 1차 구조조정이 시작된 직후인 2009년 3월과 5월 롯데기공, 신일건업이 곧바로 워크아웃에서 조기졸업한 이후 무려 2년 만의 일이었다. 워크아웃에서 졸업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이다.

경남기업은 내년 6월로 예정된 졸업 시점을 1년 이상 앞당겼고, 이수건설은 2008년 말 3천255%에 이르렀던 부채비율을 2년 만에 118%로 줄여 기업개선작업의 모범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따라서 11곳의 1차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 가운데 지금까지 졸업에 성공한 곳은 4곳이다. 하지만 롯데기공은 2년 전 건설 부문을 계열사인 롯데건설에 매각, 이제는 더 이상 건설사가 아니기에 실제로는 3곳의 건설사가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3사는 지난달 28일 발표된 2011년도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도 신일건업이 작년 92위에서 19계단 점프한 73위, 이수건설이 작년 66위에서 4계단 오른 62위, 경남기업이 작년과 같은 17위를 각각 차지하는 등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 다시 워크아웃: 신일건업

그러나 워크아웃 초기 졸업생인 신일건업은 단기 유동성 위기를 견디다 못해 지난달 말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말았다. 이 회사는 경기 수원, 강원 원주, 충남 당진 등의 주택사업에 과다한 공사비가 투입된 데다 청담동 사옥 매각작업이 지연되는 바람에 5일 채권단 협의회를 거쳐 다시 구조조정을 받기로 했다.

∇ 기업회생절차: 대동종합건설, 월드건설, 삼능건설

대동종합건설, 월드건설, 삼능건설은 1차 구조조정 대상에 이름을 올린 이후로 건설사의 경영 상황이 더 나빠져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 워크아웃 졸업 기간 연장: 풍림산업

풍림산업은 워프아웃 졸업 기간을 연장하는 등 워크아웃 졸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7일 올해 말까지였던 워크아웃 기간을 1년 연장했고, 채권단에서 1천1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 졸업 위해 노력 중: 우림건설, 동문건설, 삼호

우림건설, 동문건설, 삼호 등 나머지 3개사는 차근차근 기업개선작업을 진행하면서 조기졸업을 꿈꾸고 있다. 이 중 경영 정상화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우림건설은 2년 동안 재건축 공사 5건을 수주하고 판교, 고양 등지에서 아파트를 순조롭게 분양했다.

우림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 이후에도 꾸준히 실적을 쌓아 조기졸업 기대감이 크다"면서도 "카자흐스탄 사업 등 해외 변수를 지켜보면서 서두르지 않고 내년 말께 조기졸업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우림건설은 3개사 중 가장 먼저 졸업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말을 기한으로 기업개선 작업 중인 동문건설은 올해 공공공사 3건을 잇달아 수주했고, 대림산업 계열사인 삼호는 'e-편한세상' 브랜드로 주택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지만 조기졸업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