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앞으로 농산물 시장에 3불(不)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불(不) 시대는 양적으로 부족(불충분)하고, 가격 변동폭이 확대(불확실)되며 안전이 위협(불안전)받는 시대를 의미한다.
삼성경제연구소 박환일 수석연구원은 10일 `농산물 시장의 트렌드 변화와 대응' 보고서에서 향후 농산물시장의 새로운 경향을 3불(불충분, 불확실, 불안전)로 분류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불충분 시대는 신흥국의 경제성장과 곡물의 바이오연료 활용 등으로 농산물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반면, 산업화와 도시화, 사막화 등의 기후변화로 인해서 농경지가 줄고 물이 부족해 공급 여력이 부족해지면서 발생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불충분'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불충분의 시대는 불확실의 시대가 오게 한다. 홍수, 가뭄 같은 자연재해와 기상이변 등 농산물 수급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불충분한 농산물에 대한 금융자본의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농산물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불확실'의 시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또 농산물매개질병과 동물 전염병의 창궐, 유전자 조작 농산물 생산 확대 등으로 인해 농산물 시장의 불안전도 위협받는 '불안전'의 시대도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이 같은 농산물 시장의 변화는 사회·경제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물 수급 불균형에 따른 장기적인 농산물 가격 상승은 `글로벌 애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농업 생산성을 훨씬 초과하는 식량 수요 증가로 농산물 가격은 향후 40년간 최대 2배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식량무기화 등이 일어나고, 식량 수입국의 빈곤이 심화될 것이라고 봤다.
또 농산물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는 고품질 농산물 요구로 이어지면서 친환경 농산물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3조6천506억원이었던 친환경 농산물 시장 규모가 10년 뒤에는 6조6천283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박 연구원은 "우리 농산물 시장은 3불 시대의 도래에 대응해 국내외 농산물 공급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농산물 불안정, 불균형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 시장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