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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카드 횡포에 비씨카드 회원사 공동 대응 나서

[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비씨카드가 국제 거래시 비자카드의 해외 결제 네트워크(비자넷)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6월 이후로 20만 달러의 패널티를 부과한 비자카드에 대해 11개 회원사 공동으로 대응에 나섰다.

비자카드는 지난 6월 비씨카드가 일부 국제거래에 대해 자사 결제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10만달러의 패널티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매월 5만달러의 패널티를 부과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20만달러를 비씨카드의 정산계좌에서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씨카드 브랜드협의회는 16일 비씨카드는 페널티를 부과한 비자카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성명서를 전달했다. 당초 비씨카드 브랜드협의회 회장인 이강혁 비씨카드 부사장이 항의차 직접 비자코리아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비자코리아 측이 면담을 거부함에 따라 공문 형식으로 성명서를 보냈다.

협의회는 성명서에서 “소비자가 저렴한 수수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차단하고 시장지배적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비자카드의 조치는 반시장적 행위”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자카드는 공식 입장을 내고 “비자카드의 운영규정은 비자 브랜드를 채택한 비자카드만을 대상으로 하며, 전 세계 모든 국가에 같게 적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두 카드사의 싸움은 비씨카드가 국제거래를 하는 데 있어서 비씨카드가 비자카드와 마스타카드에 수수료를 내지 않기 위해 독자적인 국제 결제망을 구축하기 위해 나선 것에서 시작되었다. 비씨카드는 이전에 국제 거래를 할 때 비자카드와 마스타카드를 통해서만 거래를 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독자적으로 국제 거래를 할 수 있는 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제 거래가 점점 늘어나면서 국제 거래를 할 때마다 비자카드와 마스타카드에게 매번 수수료를 내는 것이 부담스러워지자 비씨카드가 독자적으로 국제거래를 할 수 있는 활로를 뚫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 카드사인 비자카드는 비자브랜드를 채택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국제 거래를 하는 것은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비씨카드가 자사의 비자넷을 이용하지 않고 거래를 한 것에 대해 벌금을 물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자사 브랜드를 사용하는 한 해외에서 사용한 건에 대해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은 계약상 합의한 내용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비자카드는 국제 거래에 있어서 자신들의 독점적인 권한을 잃지 않기 위해서 이 같은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비자카드와 비씨카드의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씨카드는 지난 7월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으로 비자카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