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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일가 10명 중 7명꼴 병역 면제... 재벌 중 최고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재벌가의 자재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유하고 좋은 환경 속에서 자라면서도 병역은 더 많이 면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대가 내려갈수록 그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가 자재로 자라면서 여러 가지 압박을 받아 육체와 마음이 심약해진 것일까?

재계 1위 그룹인 삼성일가는 10명 중에 7명 꼴로 군대를 안 간 것으로 나타나, 병역면제에서도 재계 1위에 올랐다.

연합뉴스가 25일 국내 11개 주요 재벌가 성인 남자 124명의 병역 사항(올해 초 기준)을 파악한 결과, 아직 20대로 미정인 경우를 제외한 114명 중 면제자는 총 40명으로 면제율이 무려 35.1%에 달했다.

이는 병무청이 올해 초 조사한 일반인들의 병역 면제율(29.3%)보다 5.8%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특히 재벌가 남성들은 젊을수록 군대에 안 간 경우가 일반인보다 훨씬 많았다. 올해 62세 이상(1930∼1940년생) 세대에서 재벌가는 13명 중 4명이 병역을 면제받아 면제율이 30.8%였다. 세대가 내려갈수록 면제율이 점점 높아지다가 32∼41세(1970년대생)에서는 조사대상 36명 가운데 15명이 군대에 가지 않아 면제율이 41.7%로 상승했다.

이에 비해 일반인의 병역 면제율은 건강 상태가 개선되고 있는데다 병역 심사가 엄격해지고 있어 1940년대생 38.5%, 1950년대생 33.8%, 1960년대생 30.5%, 1970년대생 18.3%로 점점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이로 인해 1950년대생 이전까지는 일반 국민보다 오히려 낮았던 재벌가의 면제율이 1970년대생에서는 일반인의 2.3배(23.4%포인트 차)로 격차가 현격히 벌어졌다.

이처럼 재벌가 남자들의 병역 면제가 3·4세로 내려올수록 많아지는 것을 놓고 대기업의 사회적 연대의식과 책임의식이 갈수록 희박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재벌가 남성 중 병역 면제된 40명의 면제 사유로는 질병(11명), 외국 국적 취득에 따른 국적 상실(9명), 과체중(4명), 시력 이상(3명), 장기유학(2명), 특례(1명)가 있었으며 10명의 병역 면제 이유는 파악되지 않았다.

한편, 재벌가 병역필자 74명 중 현역 복무자는 63명이었고 11명은 산업기능요원 등으로 대체복무를 했다.

조사 대상은 국내 11개 주요 재벌가(삼성, 현대, LG, GS, SK, 롯데, 한진, 두산, 금호, 한화, 효성) 2∼4세 남성 중 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인물, 경영에 참여하고 있거나 참여가 유력한 인물이 대부분 망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