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대우일렉트로닉스 채권단이 이란계 전자회사인 엔텍합에 인수보증금을 돌려주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우일렉 채권단은 지난 주말 채권금융기관들에 보증금 상환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엔텍합에 보증금 일부를 돌려주되 보증금 578억원 가운데 엔텍합이 대우일렉에 갚아야 할 외상매출금 3천만 달러(약 320억원)를 대우일렉 운영 자금으로 사용토록 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일부 채권금융기관들이 보증금 반환에 반대하고 있어 성사 여부는 미지수이다.
채권단은 엔텍합이 작년 4월 대우일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도 인수자금을 납부하지 않자 지난 5월 말 협상을 종료한 채 인수보증금을 몰취했다.
엔텍합은 채권단을 상대로 대우일렉에 대한 매수인 지위를 임시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냈으며, 대우일렉 매각 금지 가처분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대우일렉은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일렉은 재매각 작업이 중단된데다 상반기 적자 등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최근 채권단에 500억원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채권단은 신규 자금 지원 안이 부결되자 엔텍합의 보증금에서 대우일렉의 외상매출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인 캠코가 보증금 반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보증금 반환과 외상매출금 회수 안이 통과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우일렉 최대주주인 캠코는 지분 57.42%를 갖고 있으며, 주요 채권은행은 우리은행 5.37%, 외환은행 6.79%, 신한은행 5.75%, 서울보증보험 5.23% 등이다.
일부에서는 대우일렉이 단기간에 외상매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캠코는 매수자인 엔텍합에 귀책사유가 있기 때문에 보증금을 반환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신규 자금 지원이 무산된데다 매각 재추진도 막혀 있어 외상매출금도 상환받지 못하면 대우일렉이 선택할 방법이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