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지난 7~8월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일부 지역의 경우 성장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개 지역 중 7곳이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미국 경제의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미국 경제가 느린 성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뉴욕·보스톤 등 7개 지역의 경제 성장세가 더욱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연준은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경기동향을 종합해 이날 공개한 `베이지북'(경제동향보고서)을 통해 "일부 지역에서는 혼조되거나 약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경제 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중 5개 은행은 `완만하거나 약간의 확장세'를 보였다고 보고했고, 나머지 지역 은행은 부진하거나 느린 성장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또 7개 지역 은행들은 이전보다 부정적인 기업 여건을 보고했다.
이와 관련, 연준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뉴욕·보스톤·시카고 등 7개 지역은 단기 경제 전망을 낮추거나 신중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베이지북 보고서에 대해 소비자들이 경제전망에 대한 자신감이 줄면서 소비를 줄이고, 공장 생산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건설업의 경기가 악화된 반면, 소비는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뉴욕, 필라델피아, 리치몬드 등 8개 지역에서 활동 위축됐다. 특히 보스톤과 달라스의 경우, 유로존 위기로 유럽 지역의 수요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쳐 유로존 경제 및 재정 악화가 미국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소비는 자동차 판매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증가하며 소폭 늘었다.
건설업 부문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고용시장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신규 고용을 늘리기 보다는 초과 수당을 지급하며 기존 인력의 생산성을 높이는 모습을 보이며 고용쇼크가 일어나는 등 부진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출수요는 큰 변화가 없거나 약해진 모습이었다.
이번 베이지북은 7월 중순부터 지난달 26일까지의 경제상황을 각 지역 연준들이 보고한 내용으로, 오는 20∼21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자료 중 하나로 이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