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 살면서 차는 벤츠·BMW·렉서스 ... '서민위장' 논란

[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대표적인 서민주택인 보금자리주택에 당첨된 사람들 중에서 1억원이 넘는 고가의 외제차 소유자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당첨 당시에는 차가 없었지만, 불과 1년 후에 고가 외제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서민 위장'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26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권선택 자유선진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가 올해 4월 1~3차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사전예약 당첨자의 자동차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자가용소유자 1만7943명 가운데 221명이 외제차를 소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벤츠S550(1억1182만원), BMW 730Li(1억917만원), 렉서스LS460(1억1954만원) 등 최초 취득가액이 1억원을 넘는 고급 수입차 소유주들도 있었다.

경기고양의 생애최초특별공급 당첨자는 ‘렉서스 LD460’(1억1954만원)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고, 부천옥길의 신혼부부·생애최초특별공급 당첨자는 2011년식 벤츠 E300(7600만원 상당)을 당첨발표 후 1년이 지난 후 보유하고 있었다. 서울내곡의 신혼부부특별공급 당첨자도 2011년식 BMW528i를 소유하고 있었다.

1차 보금자리 사전예약 당첨자 발표 이후 외제차를 보유한 '가짜 서민'도 보금자리를 공급받았다는 비난이 일자 국토부는 뒤늦게 2차 보금자리 사전예약시 신혼부부·생애최초특별공급자와 임대주택 청약 대상자의 자산 기준을 마련해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2차 보금자리 사전예약부터는 자동차도 자산기준에 포함돼 고가의 자동차를 소유한 자는 청약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상당수가 모집공고일 기준으로는 차가 없다가 당첨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 BMW나 벤츠 등 7000~8000만원대 이상의 고가 외제차를 소유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자산 기준을 피해간 것으로 나타난 것.

권 의원은 “저소득 무주택자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보급한다면서 숱한 반대를 무릅쓰고 사업을 추진했지만, 결국 허술한 관리로 인해 취지가 무색하게 가짜 서민에게 보금자리 주택이 돌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