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환율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내년 발행 한도를 사상 최고인 19조원 가량으로 잡았다.
미국과 유럽 등의 재정위기로 국내 외환시장에 충격이 가해지는 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적극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정부의 대응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012년 외국환평형기금 운용계획안에서 내년 외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원·달러 환율 1,070원 적용시 1조700억원) 발행한도를 올해와 같은 10억달러로, 외환시장안정용 국채 발행한도(순증 기준)를 올해보다 2조원 많은 18조원으로 각각 책정했다.
내년 외화 표시 외평채와 외환시장안정용 국채를 합한 규모는 19조7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는 외환시장 안정용 국채 순증 규모가 종전 최대치인 2004년(17조3천499억원)을 웃돈데 따른 것이다. 최근 순증 추이는 2006~2007년 각 11조원에서 2009년 7조8천억원, 2010~2011년 각 16조원 등으로 많아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내년도 외국환평형기금 운용계획안에 대해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안정을 위한 재원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내년에도 자본 유출입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아진 점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정부는 올해 외환시장 안정용 국채 발행한도 16조원은 대부분 소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외화 표시 외평채는 발행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외화 표시 외평채의 올해 발행한도가 10억달러로 잡혀 있지만 외환보유액이 역대 최대 수준인데다 현재 국제금융시장 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현재까진 올해도 발행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