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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평사들, 국내 기업 등급하향 조정 준비

[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글로벌 재정 위기로 인해 국가와 은행, 기업 등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되고 있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비롯해 최근 남유럽의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외에 동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잇따라 미국,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은행과 공기업 등의 신용등급도 무더기로 강등됐다.

앞으로도 많은 악재들이 기다리고 있어 신용등급 도미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은행과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강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현재 대외 리스크가 약한 우리 기업들이 유럽 재정 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받을 영향에 대해 주목하며 관찰하고 있다.

이미 이들 신용평가사들은 일부 기업과 은행의 신용등급은 강등한 상태며, 잇따른 대외 악재로 크게 피해를 입은 기업들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하향 관점에서 등급을 산정하고 있다. 일부 업황이나 실적이 안 좋은 회사들을 중심으로 강등되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사는 8월 이후 4개 업체의 신용등급을 내린 상태다. 영업정지된 토마토저축은행을 `BB'에서 `BB-'로 떨어뜨린 데 이어 또다시 `CCC'로 강등시켰다. 영업정지는 피했지만 경영 부실이 드러난 솔로몬저축은행은 `BB-'에서 `B'로 낮췄고, 최근 횡령설에 휘말린 삼부토건은 `BBB-'에서 `BB+'로 내렸다. 지난 7월에는 네이쳐글로벌, 하이쎌, 케이디씨, 대우자동차판매 등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도 7월 케이아이씨와 대우자동차판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3분기 기업별 실적이 발표되면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글로벌 위기가 오래가면 갈수록, 국내 기업들이 점점 더 깊은 내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보다는 대외 약재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신용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고, 업종별로는 건설을 비롯해 전기전자, 기계, 해운 등 수출 관련 분야가 위험하다. 전세계 신용 경색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는 금융업종, 특히 카드사, 할부금융사 등 수신 기반이 없는 금융사들이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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