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한국의 경기상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상으로 3개월 연속 하락하며 둔화 국면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 뿐만 아니라 유로존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선행지수가 8월 들어 기준치 밑으로 떨어져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8월 경기선행지수(CLI)는 98.8로 전달보다 0.6포인트 감소했다. 한국의 CLI는 지난 6월 99.963으로 기준선(100) 이하로 내려간 데 이어 7월 99.4, 8월 98.8로 3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이는 한국의 경기가 침체 국면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8월 들어 유럽을 중심으로 한 주요 선진국들의 OECD 선행지수가 줄줄이 기준선 밑으로 떨어져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의 8월 CLI는 99.1로 전달보다 0.9포인트 내렸고, 이탈리아도 8월에 98.0로 7월 99.0보다 1포인트 내렸다. 독일은 100.5로 간신히 기준선을 턱걸이했지만 전달의 101.8에서 1.3포인트나 빠졌다. 이러한 대부분의 국가의 하향세로 유로존 국가의 CLI가 7월 100.7에서 8월에 99.8로 기준선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은 3월 103.2를 정점으로 계속 내리며 8월에 101.5까지 추락했으며, 영국도 지속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며 8월에 99.7로 기준선아래로 떨어졌다.
전체 OECD 회원국의 CLI도 100.8로 전달 대비 0.5포인트 떨어졌다.
8월은 미국과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이 잇따라 강등되고,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본격화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던 시기였다. 이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국가들도 경기 침체에 접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세계적으로 기대심리가 8월을 중심으로 떨어지면서 선행지수가 낮아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심리의 변화가 시차를 두고 경제주체의 수요와 투자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기대심리 하락이 지속되면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선행지수(CLI)
CLI는 산업활동 동향, 주택 동향, 금융ㆍ통화 현황, 국내총생산(GDP) 흐름을 복합적으로 계산한 것으로 보통 4-6개월 후의 경기를 예측하는 주요 지표로 쓰인다.
CLI가 100 이상에서 상승할 때 경기가 확장(expansion)하고 있음을, 하락할 때는 하강(downturn)함을 뜻한다.
CLI가 100 미만에서 전달 대비 내리면 침체(slowdown), 상승하면 회복(recovery)함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