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올해 들어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해서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상향조정의 2배 이상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신용등급 강등 사태의 주범인 유럽지역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횟수가 아시아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럽발 재정위기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은 아메리카 지역에서는 신용등급 상향 조정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10월)까지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국가 신용등급 하향조정 건수(중복합산)는 59건으로 상향조정 건수(26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륙별로 보면 유럽지역 국가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3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아프리카(10건)의 3.5배, 아시아(7건)의 5배, 아메리카(5건)의 7배에 달하는 횟수다.
신용등급 상향조정 건수는 아메리카 지역이 가장 많았는데, 북중미와 남미를 모두 포함하는 아메리카에서 총 12건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이뤄졌다. 유럽과 아시아가 각각 8건과 6건으로 그 뒤를 이었고,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는 신용등급이 올라간 나라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리비아 사태로 인해서 아프리카 지역에 집중됐다. 지난 1월 무디스는 튀니지와 이집트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내렸고 이어 2월에는 피치와 S&P도 리비아, 이집트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3월에도 이집트(무디스), 튀니지(S&P)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신용등급 하락이 이어졌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는 그리스의 채무문제가 유럽연합(EU)을 강타하면서 도미노처럼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됐다. 특히 그리스는 지난 5월과 7월 3대 신용평가사가 모두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는 등 지난 10개월간 모두 11차례나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졌다. 이로 인해서 올해 중 그리스의 신용등급은 무디스 Ba1에서 Ca로 9단계, S&P BB+에서 CC로 9단계, 피치 BBB-에서 CCC로 7단계 내려앉았다.
최근에는 그리스의 부채 문제가 남유럽 국가인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변국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이들 국가의 신용등급이 집중적을 하향조정됐다. 지난달 3대 신용평가사가 모두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내렸고,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은 무디스와 피치에 의해 하향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 우희성 연구원은 "올해 전반적으로 유로존의 자금조달시장이 악화되면서 일명 `집스'(GIIPSㆍ그리스ㆍ이탈리아ㆍ아일랜드ㆍ포르투갈ㆍ스페인)국가들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강등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우 연구원은 "유럽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질 만한 나라는 거의 다 떨어진 만큼 앞으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 여부"라면서 "만약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면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중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변화가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무디스 A1, S&P A, 피치 A+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