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선진국 수준의 양적 성장을 달성한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실물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연구위원, 김건우 연구원이 6일 발표한 `한국 금융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규모 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가깝게 발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평균 6.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3%보다 높았다. 이는 1980년대 우리나라 금융업 비중이 4.2%로 OECD 평균(5.6%)보다 낮았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2009년 기준 예금은행을 통한 민간신용 규모도 GDP 대비 116%에 달해 세계 평균치인 63.1%를 크게 웃돌면서 고소득국가 평균치인 119%에 근접했다.
GDP 대비 민간 채권시장 규모는 69%로, 세계 평균(46%)은 물론 고소득국가 평균(63%)보다도 높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금융경쟁력이 뒤처진다는 인식이 높지만, 양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 금융부문이 취약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제는 금융산업이 단순한 자금중개 역할을 넘어 고부가가치, 신성장 산업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과 금융산업은 고위험ㆍ고수익이 기대되는 신성장 산업 분야에서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위한 자금수요자와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할 의지가 있는 자금공급자 간의 자금중개가 원활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금융기관과 금융산업이 더이상 외환위기,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작용해 실물경제에 짐이 돼서는 안 된다"며 "금융기관의 과도한 위험 추구를 방지하고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금융규제나 금융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과거와 달리 인수ㆍ합병, 기업공개와 채권발행, 해외자금조달과 위험관리 등 기업 차원의 금융수요가 다양해지고 있고, 개인 차원에서도 연금과 자산관리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며 "금융기관은 기업과 개인의 다양해진 금융수요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