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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지수 개편으로 물가펀드 수익률 급락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정부가 11월 소비자물가 발표 때부터 새롭게 개편된 물가지수로 물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물가와 관련한 펀드가 최근 이례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물가지수 개편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물가연동국고채(KTBi) 가격이 폭락했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물가연동국고채를 편입한 물가펀드는 `PCA물가따라잡기 자 A-1[채권]Class C-F', `PCA퇴직연금 물가따라잡기 A-1[채권]', `PCA물가따라잡기 A-1[채권혼합]ClassC' 등 3개다.

운용순자산이 1천3억원으로 가장 큰 PCA물가따라잡기 자 A-1[채권]Class C-F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71%다. 이 펀드의 물가채 편입 비중은 46.21%에 달한다. 모두 국고채나 통안채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손실 기록은 매우 드문 일이다. 올들어 수익률은 5.11%로 국내채권형펀드 평균인 4.44%보다 우수했다.

16억원 규모인 PCA퇴직연금 물가따라잡기 A-1[채권]펀드도 0.73%의 손실을 냈다. 이 펀드의 물가채 비중은 46.17%다.

81억원 규모인 PCA물가따라잡기 A-1[채권혼합]ClassC 펀드는 최근 1개월간 1.62%의 수익을 냈다. 물가채 비중이 23.06%로 상대적으로 낮은 덕분이다.

물가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연동하는 상품으로, 물가가 오르는 만큼 원금이 증가하고 늘어난 원금과 비례해 이자가 더 지급된다. 따라서 지수개편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투자수익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통계청은 오는 12월 1일 발표되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부터 금반지를 조사품목에서 제외하고 브로치 등 장신구를 물가지수 조사품목에 포함하기로 했다. 물가지수의 조사품목은 소비패턴의 변화와 기술발전을 반영하고자 5년마다 변경해왔다.

SK증권 염상훈 채권연구원은 "금반지가 소비자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8%다. 금반지가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중 0.2%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다. 만약 금반지가 제외되면 연간 물가상승률은 0.2%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물가채펀드 운용을 담당하는 PCA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물가 상승세를 보고 물가채펀드에 투자자들이 몰렸는데 물가지수 개편 발표로 채권 금리가 급등해 펀드수익률이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우증권 윤여삼 선임연구원은 "물가가 당분간 안정돼도 3% 수준부터는 꾸준히 올라갈 수 있다. 지금은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며 물가채펀드는 물가가 높을 때보다 낮을 때 관심을 두는 게 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