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재정위기 등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후임으로 마리오 몬티(68) 밀라노 보코니 대학 총장이 유력해지고 있다.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조율에 나선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몬티 총장을 종신 상원의원에 지명했다. 몬티 총장은 경제학자로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 출신이다.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NASA) 등은 10일 몬티 총장을 명예직인 종신 상원의원에 지명한 것은 베를루스코니 총리 사임시 그를 새 총리로 선출하기 위한 준비 조치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여야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몬티 상원의원이 새 총리에 지명될 경우, 이탈리아는 거국내각을 꾸려 재정긴축 등 경제개혁을 추진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 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의 금리는 전날 7%선을 넘어선 데 이어 이날 오전 7.35%로 치솟았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가 이틀째 위험선언 7%를 훌쩍 넘어섬에 따라 이탈리아 정치권은 경제개혁안 승인 등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를 서두르고 있다.
이탈리아 상원은 오는 11일 공공자산 매각과 은퇴 연령 상향 조정을 통한 연금 지급 시기 연기 등을 포함한 경제개혁안을 처리할 예정이며, 하원은 주말인 오는 12일 같은 안건을 놓고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12일 하원 투표가 끝나면 즉각 사임할 것이라고 알파노 자유국민당 사무총장이 국영방송 RAI TV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와 관련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지난 9일 경제개혁안에 대한 의회 승인 절차가 수일내로 이뤄질 것이며,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경제개혁안 승인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