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자영업자들은 100원을 벌면 그 가운데 약 21원은 빚을 갚는 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계속해서 줄어들던 자영업자가 최근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 업체수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로 자영업자들의 재정상황이 앞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3일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벌인 '2011년 가계금융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자영업자의 경상소득은 5천48만원, 원리금상환액은 1천82만원이었다. 100원을 벌면 이 가운데 21원을 빚 갚는 데 지출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보다(100원 가운데 16원) 상황이 더 나빠진 것이다.
부채가 지난해 7천132만원에서 올해 8천455만원으로 1년 사이 18.6%나 급증했기 때문에 빚을 갚는데 돈을 많이 쓸 수 밖에 없었다. 금융대출이 지난해보다 22.6% 늘어난 가운데 신용대출은 30.6%나 급증했다. 자영업자들은 '사업자금을 마련'(58.8%)하거나 '생활비를 마련'(9.8%)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했다.
부채가 늘어나면서 자영업자들의 재무건전성도 크게 나빠졌다.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이 올해 19.5%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59.2%로 14.1%포인트나 급등했고,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 역시 5.9%포인트 올라 26.6%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자영업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 앞으로 자영업자들의 재정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통계청의 고용동향을 보면, 우리나라의 전체 자영업자는 10월에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만7천명(1.9%) 늘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2006년 5월 이후 꾸준히 감소해온 자영업자는 지난 8월 전년 동월 대비 5만3천명 늘어 5년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뒤 9월 8만8천명, 10월 10만7천명 등 점점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증가현상은 서비스업 위주의 내수시장이 성장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최근의 심상치 않은 경기상황과 제조업 일자리 감소세를 감안하면 좋게만 보기 어려운 측면이 크다. 특히 내년엔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로 수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내수의 성장 전망도 그리 밝지 않아 늘어나는 자영업자를 받쳐 줄 수요도 마땅치가 않다. 결국 한정된 시장에서 경쟁업체 수만 늘어난 꼴이 돼 '제살깎아먹기'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어 자영업자들의 형편은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