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올해 7월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이후 3개월 동안 수출은 고작 0.8% 증가한데 반해 수입은 무려 26.5%나 증가하면서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압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지식경제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7∼9월 EU와 교역규모는 253억5천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월별로 7월 86억2천900만 달러(증가율 5.1%), 8월 83억1천만 달러(14.5%), 9월 84억1천700만 달러(16.9%)였다.
이 가운데 수출은 7월 42억1천5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4%나 감소했다. 하지만 8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8월 41억9천800만 달러로 11.9% 증가한 데 이어 9월에도 45억9천100만 달러로 10.0% 증가했다. 이에 따라 7∼9월 합산은 130억4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하지만 수입은 7월 44억1천4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6.7%나 증가한 이후 8월과 9월에도 각각 41억1천200만 달러와 38억2천600만 달러로 17.3%와 26.3% 증가해 총 123억5천200만 달러, 비율로는 평균 2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7월 1억9천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8월 8천600만 달러, 9월에는 7억6천5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내 모두 합쳐 6억5천2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이는 작년 동기 31억4천만 달러 흑자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수출에서는 자동차(증가율 88.4∼179.0%), 석유제품(69.9∼178.9%), 철강판(17.9∼32.6%), 자동차 부품(15.5∼32.3%), 컴퓨터(15.7∼26.2%)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선박해양구조물·부품(감소율 6.7∼71.1%), 평판디스플레이·센서(22.7∼50.2%), 무선통신기기(23.1∼59.3%), 반도체(39.1∼47.0%)는 감소세를 주도했다.
수입에서는 항공기 및 부품이 대한항공의 대형 항공기 수입이라는 일시적 이유로 최대 3천57.7% 증가하고, 수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가 8월 11.8% 일시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7, 9월에는 94.4%, 21.7% 늘었다. 또 계측제어분석기 29.4∼41.0%, 자동차 부품 14.4∼31.1%, 정밀화학원료 7.8∼33.7% 등도 수입이 크게 늘었다.
다만 농약·의약품, 원동기·펌프는 증감을 반복하는 가운데 주요 수입품목임이 확실하게 드러났고, 반도체 제조용장비, 금속류, 선박, 무기, 반도체, 섬유 및 화학기계도 주요 품목으로 확인됐다.
무역당국은 단계적으로 관세가 인하되는 품목은 시장확대 효과가 단기적으로는 작지만 장기적으로 는 점차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저부가가치 제품의 수출 감소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