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고물가에다 유럽 재정 위기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경제성장세 둔화, 가계대출금리 상승 등이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악화돼 삼성경제연구소가 조사하는 소비자 심리지표가 약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4일 발표한 소비자태도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45.4로 전분기(47.5)보다 2.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09년 1분기 41.5 이후 2년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또 소비자태도지수는 지난 1분기 이후 1년 연속 기준치(50)를 밑돌았다. 소비자태도지수가 기준치인 5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경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고, 50을 밑돌면 그 반대다.
연구소는 “물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경제성장세 둔화, 가계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소비심리 위축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전 계층의 소비자태도지수가 기준치인 50을 밑돌았으며, 특히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5분위의 소비자태도지수는 전분기 대비 4포인트 떨어진 46.0으로 전 계층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소득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의 소비자태도지수는 지난 3분기 46.2에서 4분기 46.0으로 0.2포인트 떨어졌다.
연구소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고소득층의 소비심리 위축에 상대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소비자태도지수의 하위 구성지수인 현재경기판단지수는 31.8, 미래경기예상지수는 47.7로 전분기보다 각각 4.4포인트와 4.0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미래경기예상지수는 2008년 4분기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물가예상지수는 75.6으로 전분기(77.2)보다 1.6포인트 떨어졌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웃돌아 소비자들의 물가불안심리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연구소는 “결과를 종합해볼 때 최근 국내외 경제전망의 불확실성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물가불안과 고용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지속돼 소비심리는 당분간 위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