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최원병 후보와 김병원 후보 2파전 양상이 된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가 18일 오전 시내 충청로1가 농협중앙회 본사 강당에서 실시된다.
최원병 현 회장이 재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김병원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이 맞서는 양자대결 구도다. 당초 후보로 등록했던 최덕규 경남 합천 가야농협조합장은 선거를 하루 앞둔 17일 전격 사퇴했다.
지역조합장 1천167명이 선출한 대의원 288명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농협회장 선거에서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해 꾸준하게 대의원들을 공략해온 최원병 후보가 약간 앞서고 있어 재선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최 후보는 후보자격 논란에 휩싸여 있어 당선시 소송 등 선거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농협노조는 "90일전에 농협의 출연기관의 임원직에서 물러나지 않은 사람은 농협 회장이 될 수 없다고 농협 정관에 규정돼 있다"며 "농민신문사 회장직을 유지한 채 재출마한 최 회장은 피선거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 회장측은 농민신문사를 농협의 출연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농협측의 정관 유권해석을 근거로 "후보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서울시선관위와 농림수산식품부는 일단 농협중앙회 정관에 대한 1차 유권해석 권한은 농협측에 있다면서 최 회장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농협노조는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소송 방침을 내비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또 정관에 대해 유권해석을 내릴 권한이 없다는 결론을 낸 선관위에 대해 금융노조는 성명을 내고 "선관위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농협회장선거는 선거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선관위가 전체 선거과정을 관리하는 첫 선거지만, 선거가 선관위에 의해 치러지는 의미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번에 자격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최원병 회장은 90일 이후에도 회장 후보등록신청 직전까지 사단법인 농민신문사 회장으로 2억원대의 연봉을 받고 있으며, 농협대학 이사장, 농협문화복지재단 이사장, 농촌사랑운동본부 상임대표직을 겸직하고 있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농협중앙회 정관 제74조의 피선거권 제한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피선거권이 인정될 수 없는데, 농민신문사는 농협중앙회가 출자한 회사다. 농민신문사 정관 제5조(회원의 자격)에도 '신문사의 회원은 농업협동조합에 의해 설립된 조합과 품목조합연합회 및 중앙회 및 조합의 출자법인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농민신문사는 중앙회 및 그 회원조합들이 연간 10만원씩 회비로 1억2600여만원을, 농협중앙회의 장표, 달력, 광고 등 간접지원 등 약 200여억원의 재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모두 출연해 해당되며 농민신문사가 농협중앙회 또는 회원의 출연으로 운영되는 관계법인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므로, 최원병 現 회장은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후보자격이 없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농협중앙회는 농민신문사가 중앙회 및 회원조합의 출연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농협 및 농민신문사 정관상 거짓말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최원병 회장이 대표적인 'MB맨'이기 때문에 선관위가 '알아서 기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임기 4년인 농협중앙회 회장은 비상근직이기는 하지만 조합원 회원수 245만명, 총자산 287조원, 계열사 22개사를 총괄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농업계의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차기 농협 회장은 내년 3월 농협중앙회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사업구조개편을 마무리짓고 안착시켜야 하는 중요한 책임을 맡게 된다.
다음은 후보자 약력.
◇최원병(65) = ▲동지상고, 포항수산초급대학 경영학과, 위덕대 명예경영학 박사 ▲안강청년회의소 회장 ▲안강농협조합장 ▲경북도의회 의장 ▲농협중앙회 회장
◇김병원(58) = ▲광주농고, 광주대 경영학과, 전남대 경제학박사 ▲남평농협 전무 ▲남평농협조합장 ▲전국 무ㆍ배추협의회 회장 ▲농협중앙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