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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오늘 임시회의… 외환은행 인수 성패 갈림길

[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금융위원회는 18일 오후 임시회의를 열어 론스타펀드(LSF-KEB홀딩스)에 대해 외환은행 초과지분 매각을 명령할 예정이다.

이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유죄 판결이 확정돼 지난달 31일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상실함에 따라 이루어지는 행정처분이다.

이로써 1년 가까이 끌어온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작업이 성패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금융위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잃은 만큼 은행법에 근거해 외환은행 지분 51.02% 가운데 10%를 초과한 41.02%를 팔도록 론스타에 명령할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 논란이 제기된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여부는 금융감독원의 추가조사가 덜 이뤄졌다는 이유를 들어 심의에 부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비금융주력자는 은행 지분을 4% 넘게 보유하지 못해 론스타는 더 많은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하지만 앞서 지난 5월 금융위는 금감원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론스타에 대한 초과지분 매각명령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매각방식'과 '이행기간'에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선 은행법에 매각방식을 규정한 뚜렷한 조항이 없는 점으로 미뤄 금융위가 `조건 없는 매각'을 명령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건 없는 매각에는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와 맺은 외환은행 주식매매 계약을 이행하는 게 포함된다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를 비롯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징벌적 성격의 매각'을 명령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징벌적 매각명령으론 론스타가 주식시장에서 초과보유 지분을 공개매각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도 무산될 수 있다.

또 '조건 없는 매각' 명령은 10% 초과지분에 대해 적용돼 론스타는 계속 외환은행의 최대주주로 존속하게 되며, 그간 '고배당' 논란을 만든 주주총회를 인정해주는 것이 된다. 반면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확인하고 주식처분 명령을 내릴 경우 론스타의 한도는 4%가 되어 수출입은행, 한국은행에 뒤이은 제3대 주주로 전락하게 된다. 주주총회 결의의 유효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로 인해 론스타에 대해 '징벌적 성격의 매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론스타의 매각명령 이행 기간과 관련해서는, 금융위가 기간을 최장 6개월 이내로 부과할 수 있다.

론스타는 이행 기간으로 법적 한도인 6개월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금융위에 냈지만, 매매계약이 성사되면 가격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하나금융은 기간이 짧을수록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7일 론스타에 대한 주식처분명령 방식에 대해 "론스타에 이익을 줄 생각이 없고, 의도적으로 불이익을 줄 생각도 없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 투자자도 정당하게, 정서가 아닌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을 받아야 한다"며 "장내(場內) 매각이 법률적으로 맞는지도 지금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단 금융위가 이날 어떤 결정을 내리든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건 없는 매각을 명령할 경우, 노조 등에서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을 통해 제동을 걸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외환은행 부점장비대위 측은 "이미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판결선고 기일을 통보받았음이 분명한 상태에서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심사를 배제하고 매각명령을 강행하고자 한다면, 이는 금융위가 현재 저지르고 있는 법 유린행위에 덧붙여 또 하나의 날치기 범법행위가 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2007년 경제개혁연대에서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 대법원 계류 중이던 정보공개거부취소사건 재판의 판결선고기일이 오는 24일로 결정돼 이 판결 이후에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국제소송 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면서 국정조사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반면 징벌적 매각을 명령할 경우엔 금융위가 재량권을 남용했다는 등의 명분을 내세워 론스타가 소송을 제기할 우려가 있다. 소송에서는 우리 정부가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