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금융감독원이 안철수연구소 2대 주주 원종호씨, 대현, 솔고바이오 등 정치인과 연관되어 주가가 폭등한 정치 테마주에 대해 특별심리에 나선다.
최근 일부 증권방송, 인터넷 카페, ARS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박근혜, 안철수 등의 테마주 관련 루머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선의의 일반투자자들이 루머만 믿고 추종매매 했다가 주가하락으로 큰 손해를 보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1일 “최근 언론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대현과 솔고바이오의 불공정거래 여부 및 안철수연구소 2대주주인 원종호씨의 지분보고위반 여부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먼저 5% 지분공시 의무를 위반한 안철수연구소의 2대 주주 원종호씨에 대한 조사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연구소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나타난 원씨의 지분율은 10.8%(108만4994주)이지만, 원씨는 2009년 3월 안철수연구소 주식 9.2%(91만8681주)를 보유했다고 보고한 이후 추가 취득에 대해 더 이상 보고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상장기업의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는 주식 총수의 변동폭이 1% 이상일 때 그로부터 5일 이내에 변동사항을 금감원과 한국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
개인투자자인 원종호씨는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서 보유하고 있다가 최근 안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로 인해 3개월 동안 주가가 폭등하면서 무려 800억원대 대박을 터트린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대현은 1월부터 6월까지 주가가 1000원 내외이었으나, 6월20일 특정 정치인 관련 허위사진이 유포된 이후 8월25일 장중 4440원(약 350%↑)까지 급등했다가 최근에 다시 1000원 대로 폭락했다.
솔고바이오도 지난 11일 이후 정치인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5거래일만에 주가가 900원에서 1345원으로 49% 이상 급등했다.
금감원은 금감원 시장감시팀과 거래소 사이버시장감시반으로 구성한 합동 루머단속반을 통해 테마주에 대한 시장 감시와 조사활동을 더욱 강화해 테마주 관련 루머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또 불공정 거래 단서를 포착하기 위한 '인터넷 신고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최근 실적과 관련없이 특정 정치인이나 연예인과 연관됐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테마주 열풍'이 불어 일반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조사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단속대상은 사실검증 없이 시중에 떠도는 루머를 작성, 재생산, 유포하는 행위다. 또 상장기업과 특정 정치인, 연예인 등 유명인 사이의 친분, 정책 기타 관련성에 대한 미확인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도 해당된다.
거래소는 이상거래 개연성이 있는 테마주에 대해 특별심리를 실시하고, 심리결과 적발된 불공정거래 혐의를 즉시 금감원에 통보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투자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불공정거래 단서가 발견되는 테마주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