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 2대주주 원종호씨 지분증가 '뒷북공시'… 2년6개월만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단순투자 목적으로 코스닥 상장사인 안철수연구소 지분을 대량 보유했다가 최근 주가 급등으로 `슈퍼개미` 중 지분 평가액 1위에 오른 원종호씨가 뒤늦게 안철수연구소 주식 보유 공시를 냈지만, 이미 공시 의무를 위반한 상태여서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연구소는 주요주주 원종호 씨의 지분이 9.2%(91만8천681주)에서 10.8%(108만4천994주)로 늘었다고 22일 공시했다. 주식 평가액은 무려 812억원에 달한다.

원종호씨는 지난 2009년 6월 2일 16만6313주를 사들여 지분을 확대해 이 때 지분 변동을 공시해야 했지만, 지분이 변동된 지 무려 2년 6개월 뒤인 오늘에야 뒷북 공시를 했다. 

현행 규정상 상장사는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투자자가 주식 보유량에 변화가 생기면 변동일로부터 5일 이내에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은 원씨가 뒤늦게 변경공시를 했지만 지분공시 의무는 위반했다며 소명을 받아 처벌수준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반 동기와 정황을 따져서 어떤 조치를 내릴 지 결정할 예정이다. 공시의무를 위반하면 최고 3년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 주식에 장기 투자해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이어 2대 주주가 된 원씨는 최근 안철수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온 이후 3개월 동안 주가가 폭등하며 800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둬 화제가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