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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 금융지주' 저축은행으로 사업영역 확대… 저축은행업계 지각 변동 예고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23일 에이스·제일2저축은행 패키지 인수전에 뛰어들어 사실상 인수를 눈 앞에 두게 됐다. 

이에 따라 KB·신한·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모두 저축은행업으로 사업 영업을 확대하게 됐다.

신한금융지주는 토마토저축은행, KB금융지주는 제일저축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미 선정됐고, 우리금융지주도 삼화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지주도 저축은행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인수가 유력해 모두 저축은행을 하나씩 거느리게 된 셈이다.

자금동원력 등에서 개별 저축은행들보다 우위인 4대 금융지주가 저축은행업에 뛰어들어 앞으로 저축은행 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오후 예금보험공사의 제일2ㆍ에이스저축은행 패키지 입찰에 참여했다. 키움증권도 이날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지주의 인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에 토마토저축은행을 내줬기 때문에 이번에는 총력을 기울여 반드시 매물을 잡을 것이다. 사실상 하나금융지주가 가져갔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번에 하나금융이 에이스ㆍ제일2저축은행을 인수하면 4대 금융지주가 모두 저축은행업에 진출하게 돼 업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 수가 워낙 많아 4대 금융지주가 확보했거나 인수하려는 저축은행 자산의 전체 비중은 9% 정도에 불과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이 사들이는 저축은행들은 업계에서 비교적 덩치가 큰 편인데다 업계 상위권 저축은행들의 경영상태가 부실해 단기간에 업계 순위가 뒤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산 규모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은 작년 한 해 1천269억원의 적자를 냈고, 6월 말 현재 1천40억원 규모의 자본금이 608억원으로 급감해 자본잠식률이 41.52%에 달했다. 그리고 사옥 매각 등에 나서지 않았다면 지난 9월에 다른 저축은행들과 함께 영업정지됐을 가능성이 높았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반면, 자산 부족액이 500억원으로 수익률이 업계 최하위였던 삼화저축은행은 지난 3월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돼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바꾸는 등 구조조정을 거쳐 영업을 재개했고, 9월 말 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KB금융지주가 인수한 제일저축은행은 자산이 1조3천873억원, 신한금융지주가 인수한 토마토저축은행은 1조5천727억원으로 저축은행 중 10위권 이내에 속한다. 하나금융지주가 인수 의향을 내비친 제일2ㆍ에이스저축은행은 자산이 1조1천771억원이다. 제일2저축은행의 자산 규모가 5천37억원, 에이스저축은행의 자산규모가 6천734억원이다. 따라서 인수 후 순위 역전이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저축은행이 대부분 수도권에 포진해있는 점도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저축은행은 영업 지역이 서울, 토마토저축은행은 경기와 인천, 제일2ㆍ에이스저축은행은 서울과 인천, 경기, 삼화저축은행은 서울이다. 금융지주사들은 저축은행을 통해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 브랜드로 영업을 하면서 고객의 신뢰가 높아져 수신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고객 신뢰가 높아 다른 저축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유치할 수 있으며, 직원들의 자부심도 높아져 영업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4대 금융그룹의 리스크 관리 기법을 전수받은 저축은행들은 건전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저축은행 업계의 안정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