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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후 운용사 수익률 급락장 대처따라 희비 엇갈려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올해 자산운용사 수익률이 8월 급락장 이후 크게 떨어진 가운데, 운용사별로 수익률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지난 1일 기준으로 50개 자산운용사의 국내 일반 주식형펀드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8월 이후 코스피 수익률(-10.17%)을 앞선 자산운용사는 전체 50개사 중 6곳에 불과했으며, 자산운용사의 8월 이후 평균 수익률은 -15.14%로 시장수익률을 5% 포인트 가량 밑돌았다.

이처럼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것은 코스피가 7월 말 2,130대에서 순식간에 1,644까지 추락했다가 다시 1,910선으로 올라오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져 시장을 에측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급격한 시장 변화에 어떻게 대응했느냐에 따라 운용사별 차이도 크게 벌어졌다. 코스피 수익률을 10%포인트 가까이 웃돈 곳이 있는 반면. 10%포인트 이상 밑도는 곳도 있었다.

일부 운용사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기회로 삼아 `차화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 일변도에서 달라진 흐름을 타면서 상반기 부진을 만회했지만 방향감각을 잃은 운용사들은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롤러코스트 장세 속 운용사별 수익률 순위 변동 극심

제로인에 따르면, 8월 이후 자산운용사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올해 들어 최상위권을 유지해오던 운용사가 8월 이후 변동성 장세에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하위권으로 추락하는가 하면, 바닥을 헤매던 운용사가 상위권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연초 이후 7월까지 수익률은 13.45%로 전체 자산운용사 중 2위였으나 8월 이후 롤러코스트 장세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12월 초 현재 25위로 밀렸다. JP모간자산운용도 7월까지는 8.88%의 수익률로 12위였으나 8월 이후 20% 넘는 손실을 내면서 37위로 하락했다. 드림자산운용은 19위에서 43위로, 유진자산운용은 20위에서 44위로, 산은자산운용은 14위에서 35위로 모두 20단계 이상 미끄러졌으며, 모두 8월 이후 20%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7월 말까지 34위였으나 8월 이후 수익률이 나빠져 42위로 밀렸다.

반면, 올해 7월까지 28위에 그쳤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8월 이후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KB자산운용은 32위에서 14위로, 한국투신운용은 42위에서 29위로 각각 약진했다. 마이에셋자산운용은 7월까지도 수익률이 4위로 상위권에 속했지만 8월 이후 운용사 중 가장 좋은 성과(-5.68%)를 거둬 1위로 도약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10위에서 2위로 올라왔다.

◇급락장 발 빠른 대처가 희비 갈라

8월 이후 비교적 좋은 수익률을 낸 자산운용사들은 경기에 민감한 업종의 비중을 줄이고 이익 안정성이 뛰어난 내수주와 성장성이 부각된 업종으로 갈아탔다.

반면에 상반기 증시를 주도한 `차화정'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고수한 운용사들의 수익률은 부진했다. 수익률 하위 운용사 및 펀드의 보유 종목 비중을 보면 OCI, LG화학, 호남석유 등 상반기 전성기를 구가하다 수익률이 나빠진 화학ㆍ정유주 비중이 높았다. KB금융, 신한지주 등 금융주를 많이 보유했던 운용사들은 급락장 이후 허겁지겁 이 업종의 비중을 낮췄지만 손실을 적지않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