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韓中日, 홍삼 소비행태에도 '민족성'이?

[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한국인과 중국인, 일본인이 좋아하는 홍삼을 보면 각각의 민족성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인삼공사의 홍삼 브랜드인 정관장을 선호하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세 나라 국민의 다른 소비 행태를 분석한 결과가 나와서 눈길을 끈다.

6일 롯데백화점과 한국인삼공사에 따르면 월평균 10만명의 외국인이 찾는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정관장 식품관을 찾는 외국인 세 나라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브랜드를 분석한 결과, 과시욕이 강한 중국인은 '뿌리삼', 실용을 따지는 일본인은 '캡슐형, 보약 문화에 익숙한 한국은 '액기스(진액)'를 좋아한다고 한다.

롯데백화점을 방문하는 중국인 10명 가운데 7명은 뿌리삼을 찾는다고 한다. 뿌리삼은 고려시대부터 중국에 수출했던 '고려삼'과 모양이 가장 닮았다.

중국인들의 뇌리 속에는 한국의 홍삼이 곧 '뿌리삼'이라는 인식이 깊이 박혀있다고 한국인삼공사는 설명했다. 중국인들은 뿌리삼을 살 때도 '고려(高麗)'라는 한자와 6년근을 설명하는 '6'자가 찍혀있는 제품을 고집한다.

1995년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최상급 홍삼인 '천삼(天蔘)'을 선물 받아 간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과시욕이 있고, 상품을 직접 봐야 직성이 풀리는 중국인들은 특성상 뿌리삼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인들은 실용주의와 간편성을 따져 휴대와 섭취가 편한 알약 형태의 제품을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캡슐 제품은 크기와 가격이 적당하고 무게가 가벼워 선물하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포장해서 가져가기 쉬운 특징이 있다. 또한 일본인들은 홍삼 특유의 쓴맛과 냄새에 익숙하지 않다고 한다.

한편 예로부터 보약을 먹어온 한국인들은 원액인 '홍삼정'과 '홍삼 액기스'를 최고로 꼽는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파우치 형태의 제품은 대부분 원액이 100%인데다 휴대와 섭취가 편리한 특성을 지닌다.

이는 진품만을 찾는 중국인의 특성과 실용성을 따지는 일본인의 특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일본 사람들이 홍삼을 즐기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선호하는 제품으로 각기 다른 민족성을 확인할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