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의 구명로비 창구로 지목된 대영로직스 대표 문모씨(42)를 6일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문씨는 지난 2009년 창원지검의 SLS그룹 수사를 무마하고 SLS그룹을 워크아웃 대상에서 빼내는 데 협조하겠다는 명목으로 이 회장으로부터 7억8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위반)를 받고 있다.
문씨는 또 이 회장과 공모해 SLS그룹 채권자들의 채무상환 압박을 피하려고 SP해양의 선박을 대영로직스에 허위 담보로 넘기면서 120억원 상당의 SLS그룹 소유 선박에 대해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수법을 사용, 워크아웃당시 SLS그룹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피한 혐의도 받고있다.
이 회장과 문씨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려고 양자간 80억원의 대여금이 있는 것처럼 차용증을 쓴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수년동안 거액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10월 서울과 김천에 있는 문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문씨는 압수수색 직후 잠적, 검찰이 신병확보에 나섰으나 지난 16일 자진 출두해 체포됐다.
검찰은 이 회장이 문씨에게 정권실세 로비자금으로 60억원을 건넸고, 명품시계도 4개나 건넸다고 주장한 만큼 사실관계와 로비자금의 실체, 행방을 확인하기 위해 계속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회장이 문씨에게 이처럼 거액을 건넸다면 수차례 복잡한 돈세탁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조사결과 이 회장이 문씨에게 건넸다는 명품시계 4개 중 1개는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박모씨에게 건너갔다가 최근 문씨가 되돌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시는 지난 9월 서울고검 국정감사 당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이 회장이 한나라당 인사 등에게 30억원과 자회사 소유권을 넘겼다"고 지목한 인물로, 현 정권실세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최근 SLS그룹 일본법인장 권모씨로부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51)에게 500여만원의 접대를 했다"는 진술과 영수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조만간 박 전차관에 대한 소환조사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