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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이 넘은,배우 윤혜경을 보면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연기 잘한다 신인이야?","예쁘게 생겼다. 이름이 뭐야?"…등 하지만 그녀는 사극,시대극,현대극 가리지 않고 여러 드라마에 모습을 내 비추며 연기력을 쌓아온 중견배우이기도 하다. 현재는 KBS 1TV '산 너머 남촌에는'(연출 신창석,극본 홍영희)에서 털털한 '한의사 한미정 역'으로 전원드라마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는 윤혜경을 만났다.
이날 윤혜경에게 "느껴지는 분위기가 시골보다는 도시쪽인 것 같기도 하다"라고 묻자 "시골 한의사 역할 처음 캐스팅 되고나서 작가님들 역시 내게는 다소 '잘 안어울리 것 같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하더라. 다들 반신반의 하셨었는데 방송이 되고,시청자 분들의 반응도 좋았었다. 지금은 마음에 들어 하셔서 기분이 좋다"며 "나 역시 지금 이 역할과 이 역할이 맡은 성격 까지 다 맘에 든다"며 환하게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어 "역할을 맡을 때 초반 캐릭터를 잡는게 가장 중요한데 내 캐릭터가 한의사 역할이기도 했고, 이 역할의 이름과 동일하신 한의사 분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었다. 그 분이 환자분들에게 하는 행동을 유심히 보면서 그렇게 내 캐릭터를 구축해 갔다"며 처음 캐스팅 됐었던 당시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다.
윤혜경은 "여지껏 대본을 받고 '이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해서 고른적은 없었다. 제의가 들어오면 작품을 찍고 그랬었는데, 이번 '산 너머 남촌에서'의 역할은 처음 딱 보고 너무 맘에 들었다. 내가 기존에 해오지 않았던 그런 털털한 모습, 어떻게 보면 4차원같은 그런역할 이였다. 그래서 시골 어르신 분들도 너무 좋아해주시고 예뻐해 주신다"며 캐스팅 된 '한의사 한미정 역할'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실 드라마에 중간에 투입되는 경우가 정말 많았다. 시트콤도 그랬고,지금 한의사 역할도 중간에 투입이 된거다. 그래서 약간 부담이 되기도 했다. 처음부터 함께 촬영을 하면서 친분을 쌓아오면 편할텐데 그렇지가 않아서.."라며"처음엔 약간 눈치도 보이고 어색하기도 했다. 직업이 연기하는 사람들은 연기보다 사람을 대하는게 더 어려운 것 같다. 나도 처음엔 숫기도 없어 주변 배우분들에게 말도 제대로 못 걸었다. 근데 나의 보여지는 이미지가 약간 도도해 보이는 그런 이미지라 다들 처음엔 나를 안좋게 보셨다고들 하시더라"라며 자신의 보여지는 첫 인상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윤혜경은 "다들 나보고 '서울 깍쟁이'라고 하시는데 부산 사람이다. 데뷔도 1999년 미스코리아 부산 선(善)에 입상해 배우의 길을 걸었다. 정말 그 흔한 동기인 원장님 추천 이였다. 나도 내가 될 지 몰랐는데 본선에 올라가 있더라"라며 "그래도 대학교때는 버스타는 곳 까지 따라오던 남자분들도 계시긴 했었는데..(웃음)"라고 덧 붙였다.
"제가 보기와는 좀 다른 여성스러운 이미지인데..요즘엔 드라마에서 털털하게 나와서 그런가 ? 몇몇 감독님은 우리 드라마 조연출 분에게 내 성격이 털털한건 아닌지, '여성스러운 역할이 필요한데..'라며 물어보시기도 했다 그러시더라. 보기와는 다르게 착해요 저도,정말 착하면 손해 볼 정도로의 그런 성격인데.."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악역에대한 얘기를 하자 배우의 눈빛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유가 있는 악역'이 사랑 받는 시대에 인기의 한 몫을 더하는 전문직 '의사선생님 역할' 까지, 요즘 '대세'로 불리는 모든 인기 배우들에 대해 약간의 부러움과 아쉬움이 있지 않냐"는 질문을 하자 윤혜경은 "나도 의사이긴 한데..'한의사'(웃음)"라며 "사실 그런 부분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우리 드라마도 드라마인데 전원드라마 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건가, 약간 '교양프로그램'처럼 생각하시는 분들도 몇 분 계실거다. 우리 드라마 재밌는데, 많은 분들에게 PR하고 싶다. '저희 '산 너머 남촌에는'정말 재밌어요!!'"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 드라마 촬영 현장은 정말 좋다. 이제는 거의 동네 주민 처럼 다 친하게 지낸다. 반(효정)선생님이 가끔 내 연기에 대해 '너무 재미없게 하는거 아냐?'라며 조언도 해주신다"며"상대 배우로 나오는 김동윤 에 대해서도 "서로 호흡 잘 맞는다, 요즘은 내가 많이 위로 해 주는 모습이 많이 그려지고 있어서.."라며 드라마 러브라인에 대한 부분도 살짝 귀뜸하기도 했다.
윤혜경은 "한번은 언덕에서 구르는 신이 있었는데 그냥 구르는게 아니라 정말 넘어지면서 구르는 그런 장면이 이였다. 그때 정말힘들었다.스턴트 분들이 참 힘들게 촬영하시는구나 하면서도 떠올리게 됐다. 하지만 감독님은 '절벽 신이 있으면 그때 생각해보시겠다'고 말씀하셔서..."라며"이제는 정말 몸이 나이를 얘기하는 것 같다. 몸이 힘들었다"는 촬영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또"시골에서는 인기가 많아서 다행이다. 지방에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함께 내려간 배우들 중에서 나를 정확하게 알아보시더라 너무 좋았었다. 내 이름을 알고 계신 분들도 계셨다. 나도 놀라 반문하기도 했었다 '제 이름을 어떻게 아셨어요?'라며 나도 신기했었는데.. (웃음)"고 말했다.
이어 '나쁜여자','악역' 역할에 대해 묻자,"언젠간 진짜 제대로 악역 한번 해봐야죠,오히려 기다리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탐이 나는 캐릭터 캐릭터에 대해서는 '나도 ,꽃'의 한고은과 '시크릿 가든'의 하지원 이 맡았던 역할을 꼽았다.
"'시크릿 가든'의 어메이징한 여자 '길라임' 역할 맡으셨던 하지원씨, 정말 '길라임'역할 소화를 너무 잘 하시더라. 보고 있으면서도 '내가 저 역할을 저렇게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탐이 났었다. 정말 멋졌다"라며 "요즘은 '나도,꽃'의 한고은 씨 역할이 참 좋더라. 방송을 보다 한고은 씨가 하는 대사를 나도 모르게 따로해 보기도 했다. 내가 그분의 모니터를 하고 있었다. 뭐랄까,'나도 잘 할 수 있는데 하는 그런 부러움?' 그런 부분도 있었다"며 대중적인 인기에 대해 부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윤혜경은 "다양한 역을 해왔지만,내 인지도 면에서도 약간 손해를 보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내 스스로 작품을 보는 시각도 더 키워야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같은 역할을 두고도 연기 경험이 있는 내가 아닌 인지도가 높은 연기경험은 거의 없는 친구들이 할 때도 있었다. 내 인지도에 서럽기도 하다"며 아쉬워 했다.
"오디션을 보러가도 감독님들이 잘 알아보시지는 않는다.아침드라마 의외로 잘 안보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드라마를 찍고 있으면서도 가끔 듣는다 '너 요새 뭐하니?' 나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진=민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