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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가계대출' 내년부터 상환불능 사태 올 수도

[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늘어가는 고물가에 서민들이 생계형 가계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이에 대한 상환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2011년 3분기 은행과 제2금융권을 더한 전체 가계대출에서 주택대출을 제외한 기타대출 잔액은 245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더해 통상 연말 송년회 등으로 지출이 많은 4분기에는 다른 분기보다 증가 폭이 커지는데, 이를 근거로 추산해보면 연간 잔액은 250조원을 거뜬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생계형 대출이 급등한 것은 고물가 탓에 쓸 돈은 많아졌으나 장기 불황 탓에 소득은 그만큼 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타대출에는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용대출, 예ㆍ적금담보대출, 동산대출 등이 있는데 이는 주로 생활비나 학자금 마련을 위한 생계형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렇게 늘어가는 가계대출 잔액은 내년 경제성장률 둔화로 고용사정이 올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보여 가계가 원금은커녕 이자조차 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원리금 상환 불능사태가 무더기로 발생할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통계청 분석을 보면 2011년 3분기 가계 명목 소득은 6%대로 늘면서 8분기째 증가했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소득은 1.6% 증가하는데 그쳤다.

적자가구 비율은 28.2%로 작년 3분기보다 1.3%포인트 악화하면서 2005년 3분기 28.3% 이후 가장 높았다.

여기에 마이너스통장 대출이나 소액대출, 예ㆍ적금담보대출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높아지는 추세여서 이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내년 부채상환능력은 낮으면서 이자만 내는 `부채상환능력 취약대출'의 21.2%가 만기가 도래해 가계가 그야말로 빚 폭탄을 안게 될 수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규복 연구위원은 "전ㆍ월세 가격 상승으로 가계의 지출은 많이 늘었으나 소득 증가율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가계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며 "내년에는 경기가 좀 더 안 좋아져 가계의 빚 부담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