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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500억 규모 한국형 헤지펀드 12개 출범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1천500억원 규모의 국내 첫 토종 헤지펀드 12개가 출범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3일 자산운용사 9곳이 신청한 12개 헤지펀드 상품에 대한 등록심사를 마쳐 이날부터 운용사의 헤지펀드 운용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운용사는 동양과 미래에셋맵스, 미래에셋, 삼성, 신한BNP파리바, 우리, 하나UBS, 한국투자, 한화 등이다.

운용은 운용사의 고유재산과 프라임브로커(전담중개업자) 등을 통해 확보한 1천500억원 규모로 시작했다. 이는 당초 기대치인 7000억원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헤지펀드 운용을 위한 시스템과 전문인력 확보에 시간이 걸리고 아직 투자를 주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운용사와 프라임브로커 업무 계약을 맺은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5개 펀드), 대우증권(3개), 삼성증권(2개), 한국투자증권(2개) 등 4곳이다. 현대증권은 오는 29일 증자를 완료한 뒤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투자방식은 국내포함 아시아지역 증권에 대해 헤지펀드의 가장 일반적인 투자전략인 롱숏전략(Long/Short)을 사용한다. 롱숏 전략이란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고평가된 주식을 팔아 수익을 내는 투자방식을 가리킨다.

운용보수는 0.3~1% 수준이며 성과보수(기준수익률 초과비율)는 대부분 기준 수익률(5~7%) 초과 수익의 10~20%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헤지펀드는 운용보수 2%, 성과보수 20%로 정해져 있다.

운영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확보한 운용사는 신한BNP파리바와 한국투신으로 `신한BNPP명장한국주식롱숏전문사모투자신탁1호'에 470억원, `한국투자펀더멘털롱숏전문사모투자신탁1호'에 300억원이 각각 모였다. 삼성과 우리의 `삼성H클럽에쿼티헤지전문사모투자신탁1호', `우리헤리티지롱숏1호'가 각각 100억원을 모아 그다음을 차지했다.

기관 투자가들이 아직 투자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지만 어느 정도 성과가 나는 것을 지켜보면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주식시장 분위기와 자금집행 등을 감안하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제 한국형 헤지펀드가 공식 출범했으니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내년 헤지펀드 정착 노력이 주요업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