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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증시 수익률 세계 49개국 중 11위… 동북아서 가장 선방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올해 한국 증시가 수익률에서 세계 49개국 중 11위에 오르며 동북아시아 국가 중 가장 선방했다.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로 국제 금융불안이 초래되는 대형악재가 있었지만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열며 기업들이 성장을 지속해온 덕분이다.

이에 반해 재정위기의 발원지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과 고속 성장의 상징인 소위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주식시장은 추락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운용해온 해외주식형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20%를 밑돌았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한국 증시의 올해 수익률은 -10.82%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 49개국 중 11위를 차지했다.

주변국인 일본(-18.07%)은 23위, 홍콩(-18.36%)은 25위, 중국(-19.03%)은 28위에 그쳤다. 한국과 주식시장 구조가 비슷한 대만의 수익률도 -22.86%로 34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성적표는 동북아시아 국가 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또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유럽 재정위기로 피그스(PIIGS) 등 유럽 국가들과 브릭스 국가들의 주식시장은 크게 부진했다.

피그스 국가 중에서 아일랜드를 제외하고는 스페인 21위, 이탈리아 37위, 포르투갈 38위에 그쳤다. 또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렸던 그리스는 수익률이 -64.34%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유로존 경제규모 1,2위인 독일과 프랑스도 30위, 31위에 그쳤다.

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브릭스 국가의 성적표도 좋지 않았다.

브릭스 국가 중 중국(28위), 러시아(30위), 브라질(36위)은 수익률이 -20% 안팎에 달했고, 인도는 -36.57%로 45위에 머물렀다.

경제 전문가들은 유동성 위기를 겪은 선진국 투자자들이 브릭스 국가의 주식, 채권, 원자재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증시가 플러스 수익률을 낸 곳은 아일랜드(7.79%), 인도네시아(4.00%), 미국(0.50%) 등 3곳에 불과했으며, 필리핀(-2.31%), 뉴질랜드(-2.73%), 콜롬비아(-3.89%), 태국(-4.53%), 말레이시아(-4.59%), 영국(-6.56%) 등은 전 세계 평균 수익률(-9.20%)을 웃돌았다.

국내 증시도 대외 리스크에 취약한 금융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국내 증시가 선방한 이유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에도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늘어나는 등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올해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열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이나 유럽의 기업들이 재정위기로 흔들리는 사이에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수출 기업들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 증시가 부진한 실적을 보여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은 -2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26일 기준으로 설정액 10억원 이상 해외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03%로 국내주식형 펀드(-9.27%)보다 두 배 이상 손실을 냈다.

인도에 투자하는 상품인 `피델리티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C 5'는 -48.69%,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의 수익률은 -43.82%에 달했다.

해외혼합형도 수익률이 -15.74%였고 해외채권형 2.23%, 국내채권형 4.41%, 국내혼합형 -2.41%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