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발암 및 파열 우려가 제기돼 전 세계적으로 논란을 빚은 프랑스산 유방보형물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1년 전 이미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FDA가 이미 지난 2000년 프랑스 유방보형물 제조사 '폴리 앵플랑 프로테즈(PIP)'의 한 공장을 실사하고, 이 공장에서 만든 유방보형물이 불량이라는 판정을 내린 바 있다고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실사 후 FDA는 PIP 설립자인 장-클로드 마스에게 공장의 유방보형물 제조 과정이 우수 의약품 제조 및 관리 기준에서 최소 11개 이상 어긋난다는 경고서한을 보냈다.
FDA는 경고서한을 통해 PIP가 유방보형물에 대한 적절한 실험을 수행하지 않으며 불량 보형물을 걸러내는 과정 또한 없거나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FDA는 또 1997~2000년 PIP가 제조한 식염수백 유방보형물에 대한 불만이 120건 이상 제기됐으나 PIP는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또한 11년 전 FDA가 문제 삼은 것은 식염수젤 보형물이지만 최근 파문을 일으킨 실리콘젤 보형물도 프랑스 동남부 라 센느에 위치한 같은 공장에서 생산됐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세계 3위의 실리콘젤 유방보형물 제조업체인 PIP의 실리콘 제품이 유방암을 유발할 수 있고 파열 위험 또한 크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 세계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PIP가 만든 보형물로 가슴 성형을 받은 여성은 전 세계적으로 30만명에 이른다.
FDA가 오래 전 PIP 유방보형물에 대해 '불량' 판정을 내렸다는 사실에 대해 프랑스 의약품 규제기구는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의약품 규제기구 대변인은 "건강 위험성이 없다면 FDA는 경고서한을 우리에게까지 보낼 의무가 없다"며 "따라서 우리가 문제를 통보받았어야 할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