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물고기 보이는 해저터널 현실화된다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물고기 보이는 해저터널 현실화된다

경남도, 7급 직원 제안을 10대 우수정책으로 채택

'물고기가 보이는 해저터널'과 '교량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경남에서 현실화된다.

두 가지는 모두 경남도청 시설직 공무원이 혼자 아이디어를 낸 것인데 최근 도지사 주재 보고회와 도정조정위원회를 거쳐 내년 추진 시책으로 정식 채택됐다.

경남도는 직원들이 제안한 99건의 시책을 대상으로 실국별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수차례 거른 후 20건을 심의한 결과 물고기 해저터널 등 10건을 우수정책 과제로 최종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도정조정위는 아이디어의 참신성과 효과성, 현실성, 예산반영 여부 등을 종합 평가했다.

물고기가 보이는 해저터널은 마산 로봇랜드와 거제를 연결하는 국도 5호선 해저터널 일부 구간에 대형 수족관을 만들어 로봇랜드와 연계한 관광상품으로 활용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해저터널의 마산 구산면 쪽 입구 100m가량에 시트 파일을 박아 '드라이 독'을 건설한 뒤 물을 빼내고 투명 강화유리로 대형 수족관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터널을 통과하는 차량의 안전을 고려해 차도와 보도 사이에 차단막을 설치, 운전자는 터널 바깥 모습을 볼 수 없도록 하고 보행자들만 바닷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내년에 구체화될 예정이며 국토해양부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공사를 발주할 때 이 아이디어를 설계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해상 산책로(프롬나드)는 마산만을 가로지르는 기존 마창대교 하부 보(거더)에 투명강화 유리를 원통형으로 설치해 바다를 조망하면서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으로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위로는 자동차가 다니고 아래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진 마창대교 1.7㎞를 걸으며 마산만과 남해안 풍광을 감상할 수 있고 적자에 시달리는 민자교량 교통량을 늘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란 발상이다.

해상 산책로 사업에는 약 32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되고 있고 경남발전연구원에서 관광수요 추정 등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두 가지 시책을 제안한 경남도 계약심사과 최문수(41ㆍ시설7급) 주무관은 "도로과 재직 시절 거가대교 침매터널 구간이 바닷물 밑으로 개설됐지만 수중 풍경을 전혀 볼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다"고 착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상 산책로는 마창대교에 인도가 없어 마산만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워 일본 구마모토현의 하이야대교에서 힌트를 얻어 개념도를 만들어봤다"고 소개했다.

최 씨가 제안한 것 외에도 취약계층 119안심주택 서비스, 거동불편자 세상보기 전용버스, 스마트폰을 통한 도정 정보서비스, 태양광ㆍ풍력이용 아일랜드 알림판 설치, 중학생 결핵 조기발견 등도 우수정책 과제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