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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매…흡연·음주 영향 낮아

[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음주나 흡연을 한다고 해서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율이 더 높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환자가 많고 학력이 낮을수록 발병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원은 최근 ‘치매의 진단·치료 및 예방기술 개발을 위한 자원 수집’ 연구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경희대의료원 정신과 백종우 교수 연구팀이 신경과 및 정신과 전문의와 공동으로 고려대 안산병원, 보바스병원, 일산 백병원, 서울시립은평병원과 서울지역 4개 치매지원센터로부터 제공받은 알츠하이머성 치매환자 701명의 임상자료와 시료를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다른 성인병과 달리 흡연, 음주와의 상관관계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65세 이상 환자 가운데 여성이 481명으로 남성 220명 보다 2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환자의 평균 연령은 77.7세로 70~79세가 전체의 43%로 가장 많았다. 환자들의 평균 학력은 6.26년으로 초등학교 이하 학력자가 42.2%를 차지했다. 학교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사람은 151명 이었는데, 이 중 75명이 문맹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11.5%로 나타나 적지 않을 비율을 차지했다.

고혈압(53.2%), 당뇨(24.2%), 뇌졸중(12.6%), 관절염(12.4%) 등을 함께 앓고 있는 중복질환자는 82%에 달했다. 그러나 다른 성인병과 달리 흡연, 음주와의 상관관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음주를 전혀 하지 않은 경우가 70.7%, 흡연 경험이 있는 환자는 19.6%, 흡연을 전혀 하지 않은 환자는 502명(74%)이었다.

치료비는 자녀가 부담하는 경우가 75.5%나 됐다. 장기요양보험 적용 대상자는 19.6%로 중증환자에게만 국한돼 있었다. 면회를 오는 방문객은 자녀가 대부분(83.3%)을 차지했고, 방문객이 없는 환자도 11.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전체 치매환자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1500만 명 이상이 앓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 박상익 과장(뇌질환과)은 이번 연구와 관련하여 “치매 조기 발견과 치료제 개발 등 치매 연구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면서 “내년 2월 시행되는 치매관리법에 따라 중앙치매센터가 연구 기능까지 수행하게 됨으로써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혈장 내 호모시스테인 농도 등 치매 원인과 치료제 연구에서 한층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