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외국의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평균 3.4%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의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은 것이다.
또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유로존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9개 외국 투자은행들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011년 12월 말 기준으로 평균 3.4%로 2011년 1월(4.5%)보다 1.1%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들 투자은행은 작년 모두 6차례에 걸쳐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계속 수정했는데,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유럽 재정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8월 이후부터 12월까지는 매달 전망치를 내렸다.
외국계 IB들 가운데 한국 경제를 가장 비관적으로 내다본 곳은 UBS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도 되지 않는 1.9%로 제시했다.
2011년 초 올해(2012년) 성장률을 3.8%로 제시했던 이 투자은행은 1년 만에 성장률을 거의 2%포인트나 내렸다.
노무라와 모건스탠리, BNP파리바도 모두 평균치 이하인 3.0%, 3.2%, 3.3%를 각각 제시했다.
도이체방크는 평균치인 3.4%를 전망했고, 바클레이와 골드만삭스는 각각 3.5%, BOA메릴린치와 JP모건은 각각 3.6%를 내놓았다.
특히 작년 초 성장률로 5.9%를 제시했던 BOA메릴린치는 2.3%포인트나 깎아내렸다.
이처럼 외국계 IB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대폭 낮춘 것은 올해 세계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결국 해를 넘겨 올해까지 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1분기에 그리스, 이탈리아 등 피그스(PIIGS) 5개국의 국채 만기가 2천75억 유로나 몰려 있어 세계 금융시장은 큰 시험대를 맞이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외국계 IB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5%로 제시했다. 이들은 1분기 -1.1%, 2분기 -0.8%로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한 후 3분기(0.3%)부터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0.8%로 가장 낮은 성장률을 제시했고 JP모건과 UBS는 각각 -0.7%, 메릴린치는 -0.6%로 전망했다.
BNP파리바는 가장 낙관적이었지만 0.0%를 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했다.
투자은행들이 유로존의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한 것은 처음으로, 2011년 11월까지만 해도 투자은행들은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을 1.6%로 전망했었다.
유럽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인해 중국의 수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에 올해 중국(8.3%)의 성장률 전망치도 8%대로 떨어졌으며, 미국과 일본은 각각 2.0%, 1.6%로 제시됐다.
아울러 투자은행들이 제시한 작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6%이었으며, 대부분 투자은행은 3.3~3.8% 수준을 예상했다. 내년에는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올해보다 높은 4.2%를 제시했다.
한편, 투자은행들이 전망한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1%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보다는 0.3%포인트 낮았다.
작년 연간 기준으로 소비자물가가 4.0%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아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