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한국은행은 금융안정 기능을 강화하고 금융안정과 통화정책을 하나로 연계시키기 위해 `거시건전성분석국'과 '커뮤니케이션국'을 신설하고 정책기획국과 금융시장국을 통합해 '통화정책국' 등을 만드는 것 등을 뼈대로 한 조직ㆍ인력 개편을 2일 단행했다.
이번 개편은 2011년 말 발효된 한은법 개정안에 따른 후속조치로, 새로 추가된 금융안정 책무를 보다 체계적이고 선제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한은이 이날 확정한 조직·인력 운용 개편방향은 금융시장 불안요인과 금융부분의 시스템리스크 요인에 선제로 대응하기 위해 거시건전성분석국(분석국)을 새로 만든다는 게 골자다.
거시건전성분석국을 중심으로 거시건전성협의회, 통화신용정책협의회, 경제전망위원회 등 관련 협의회를 설치해 금융시장 불안요인과 금융부문의 시스템 리스크 요인에 미리 대응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금융안정을 위한 조기경보지표(Early Warning Indicator) 개발과 활용, 거시스트레스테스트모델(Macro Stress Test Model) 구축, 경기순응성 완화와 금융위험의 전이 억제를 위한 정책수단 개발 등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분석국 산하에는 거시건전성 정책수단과 금융안정 업무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금융산업 관련 연구를 담당하는 거시건전성연구부를 두기로 했다.
거시건전성 관련 업무를 통할ㆍ조정하는 '거시건전성협의회'를 설치해 거시금융안정보고서 관련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그러면서도 조직과 인원은 늘리지 않아 경영합리화를 위해 노력한 모습이 역력했다.
통화정책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기존 정책기획국과 금융시장국을 통합한 `통화정책국'을 두기로 했다.
한은은 통합을 통해 정책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신속한 정책대응을 수행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화정책국 아래에는 시장분석 등을 통해 지급준비제도 등 한은의 정책수단의 운영방향을 분석ㆍ전담하는 금융시장부를 설치된다.
한은의 원래 책무인 통화정책을 통한 물가안정과 새롭게 부여된 금융안정 기능이 서로 연계되고 조화될 수 있게 하려고 관련 부서들이 참여하는 통화신용정책협의회도 두기로 했다.
통화신용정책위원회에는 통화정책국과 조사국, 거시건전성분석국, 국제국, 경제연구원 등이 참여한다.
한은 관계자는 "그간 지급준비금, 대출, 공개시장 조작 등으로 나뉘어 있던 통화정책을 하나의 국에서 담당하도록 해서 보다 유기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보유한 정책기능에 대한 국민 여론 등을 수렴하기 위해 홍보(PR)와 대내외 의사소통을 전담하는 커뮤니케이션국을 신설한다.
국민, 정책당국, 언론, 한계 등과의 쌍방향 의사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어 눈여겨 볼만한 변화다.
커뮤니케이션국은 기존 대(對) 국민 홍보 및 언론공보 업무와 함께 연차보고서 등 대외 간행물을 발간해 경제주체들에 한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중수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급변하는 국제금융 환경에서 통화신용정책이 동원할 수 있는 정책수단과 그 효과를 각 경제주체에 설명하는 소통의 중요성을 우리 모두 심각하게 느꼈을 것이다"라며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은의 대내외 전략 수립과 대외협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협력실을 기획국 산하로 이관하되 기획국의 명칭을 기획협력국으로 바꾸기로 했다.
경제전망의 정확성을 높이고자 관련부서로 구성된 경제전망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지역본부의 위상을 재정립한다는 차원에서 현재 16개 지역본부에서 행하는 금융기관과의 화폐수급 업무를 5대 광역본부(부산ㆍ대구경북ㆍ광주전남ㆍ대전충남ㆍ경기)와 강남ㆍ제주본부로 통합하기로 했다.
인력 운용의 유연성을 높이고자 거시건전성분석ㆍ조사 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은 소속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유관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겸무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조직ㆍ인력 개편으로 한은은 현 26개 국ㆍ실 체제에서 24개 국ㆍ실 체제로 바뀌게 됐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안정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이 기능과 통화정책을 연계해 정책적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개편안은 한은의 정기인사가 이뤄지는 오는 2월경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김중수 총재는 이날 낮 한은 본관 앞에서 열린 한은법 개정 기념물 제막식에 참석해 "한은법 개정으로 한은의 업무영역이 더 커진 만큼 이제는 미래지향적 자세로 새로운 앞길을 개척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