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우리나라 외화보유액이 전월보다 22억3천만달러 줄어든 3천64억달러라고 3일 발표했다. 두 달 연속 하락세다.
한은은 외환보유고 감소에 대해 유로화와 파운드화 등의 약세로 이들 통화표시 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든 탓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중 유로화는 3.7%, 파운드화는 1.0% 절하됐다. 호주 달러와 캐나다 달러도 약세를 보였고, 엔화만 0.8% 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 외화보유액은 기타 통화 비중이 높아 환율 변동에 민감한 편이다"고 설명했다.
2010년 말 기준 보유자산 가운데 미 달러화를 제외한 기타 통화자산은 36.3%에 이르고 있어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돼 유로화 약세가 이어지고 북한 변수가 일어날 경우 외화보유액 3천억달러 선이 무너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와 지정학적 위험 탓에 외화보유액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화보유액의 구성을 보면, 유가증권이 2천779억4천만달러로 90.7%를 차지했다.
예치금 202억9천만달러(6.6%),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34억5천만달러(1.1%), IMF포지션 25억5천만달러(0.8%) 등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금 보유액은 21억7천만달러로 전월과 같은 0.7%를 유지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화보유액 규모는 인도의 외화보유액이 전월보다 160억달러 급감한 영향으로 전월보다 한 단계 올라서며 7위를 기록했다.
중국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일본, 러시아, 대만, 브라질, 스위스가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