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지난 2010년 휴렛팩커드(HP)를 제치고 처음으로 전 세계 정보통신(IT) 업체 가운데 매출 1위 기업으로 올라섰던 삼성전자가 지난해에는 HP와의 매출 격차를 더 크게 벌리며 매출 1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더 공고히 했다.
올해는 영업익에서도 인텔을 제치고 처음으로 4위에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1 회계연도 삼성전자의 달러환산 매출은 1천486억달러로, 2010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세계 IT 기업 가운데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달러환산 매출은 지난해 매출액 잠정치 164조7천억원에 연평균 환율 1,108원을 적용해 산출한 것이다.
2010 회계연도에 1천329억달러(연평균 환율 1,156원 적용)의 매출을 올리며 HP(1천260억달러)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오른 삼성전자는 1년 사이에 HP와의 매출 격차를 더 벌렸다.
10월 결산법인인 HP의 2011 회계연도 확정 매출은 1천274억달러로, 2010년에는 삼성전자와 HP의 매출 차이가 69억달러였지만, 지난해는 212억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세계적 기업 애플과 IBM도 각각 1천82억달러(확정치), 1천72억달러(전망치)의 매출을 기록해 삼성전자와 차이가 약 400억달러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매출 1위를 수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올해 삼성전자가 작년보다 11.57% 증가한 183조8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1천571억달러로 지난해보다 약 100억 달러가 더 늘어난 액수다.
반면 올해 애플과 HP의 예상 매출액은 각각 1천392억달러, 1천243억달러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규모에서는 세계 5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올해 세계 반도체 1위 기업 인텔을 넘어 처음으로 '빅4'에 등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11 회계연도 세계 IT 기업 영업이익 예상 순위는 애플(338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272억달러), IBM(213억달러), 인텔(176억달러), 삼성전자(146억달러), 오라클(127억달러), 구글(125억달러), HP(129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74억달러(20조230억원)로 인텔의 177억 달러에 근접해 영업익 순위 역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우증권과 키움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21조2천억원과 23조1천억원의 영업익을 올려 인텔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돌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이익률이 낮은 가전부문 매출이 전체의 32%를 차지해 특화제품을 생산하는 애플이나 IBM보다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휴대전화와 반도체 등 주력 분야의 수익성이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어서 이익 면에서도 세계 선두업체로 부상할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