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은 가난의 원인이 ‘개인’이 아닌 ‘불공정한 사회구조’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명 중 3명 이상은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소는 12일 최근 발간한 ‘공정사회를 위한 친서민정책 개선방안’ 보고서에 인용된 ‘공정성에 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서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8.2%가 우리 사회의 가난 발생의 원인으로 사회구조를 꼽았다.
노력이나 재능 부족, 태만, 불운 등 개인 문제 때문이라고 대답한 비율도 41.8%로 적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회구조가 문제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나이가 젊을수록 가난의 원인이 사회구조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높아, 젊은층이 가지고 있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30대는 무려 10명 중 7명(70.2%)이 가난의 원인이 사회구조라고 지적했고, 40대(67.2%)와 20대(64.8%)도 65% 안팎의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하지만 50대는 48.7%, 60대 이상은 39.3%로 나타나 노년층으로 갈수록 가난이 사회구조탓이라고 답하는 비율이 낮아졌다.
경제활동 지위에 따른 인식 차이도 컸다.
상용직(68.2%)과 임시·일용직(63.5%)은 상당수가 가난이 사회구조 때문이라 답했지만, 고용주는 47.6%만이 사회구조가 가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임시·일용직보다 상용직에서 가난의 원인을 사회구조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은 것도 주목할만 했다.
또 상당수의 국민들은 우리사회가 불공정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가 공정한가’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지 않다’(10.6%), ‘어느 정도 그렇지 않다’(24.0%) 등 부정적 답변 비율이 34.6%에 달했다.
반대로 ‘매우 그렇다’(1.2%), ‘어느 정도 그렇다’(14.4%) 등 긍정적 답변자는 15.6%에 그쳤다.
지난 10년간 우리사회의 공정성 개선 여부에 대해서도 ‘그저 그렇다’는 응답비율이 37.3%로 가장 많았고, ‘매우 악화됐다’는 답변도 8.2%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6개 시도의 20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 15일부터 30일까지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