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남극 제2기지인 장보고 과학기지가 마침내 첫삽을 뜬다. 지난 1988년 남극에 세종과학기지를 지은 지 24년만이다.
국토해양부는 주성호 국토부 제2차관을 대표로 한 정부 대표단이 17일 남극 테라노바베이 장보고 과학기지 건설현장에서 부지확정기념식을 연다고 밝혔다.
세종기지는 남극 최북단 킹조지섬에 위치해 있는 반면, 장보고기지는 남극 본대륙에 있어 남극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는 지난 2006년부터 남극 제2기지 건설을 위해 후보지 선정 작업에 착수해 현지답사를 벌여 2010년 3월 남극 본대륙에 있는 테라노바베이를 최종 후보지를 선정했다.
장보고기지는 오는 2014년 3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보고기지가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중국 등에 이어 세계에서 9번째로 남극에 2개 이상의 상주기지를 가진 나라가 된다.
주 차관은 기념사에서 "세종기지 건설로 남극 연구의 물꼬를 텄지만 지리적 한계로 연구 분야와 대상에서 제약이 많았다"며 "장보고기지를 통해 앞으로는 남극 해저지질, 해양 생물자원 등 남극해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연구를 활발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대표단은 미국, 이탈리아 등 장보고기지 인근 기지 운영국에 기지 건설에 관한 협력을 요청하고 완공 후에도 국제 네트워크를 강화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장보고기지 건설지 반경 2㎞ 내에서 남극도둑갈매기 78쌍과 갓 부화한 새끼 68마리, 알 22개를 확인돼 장보고기지가 건설되는 곳이 남극도둑갈매지 밀집서식지인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