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판매한 TV의 일부 모델에서 부품 불량이 뒤늦게 발견돼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을 진행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16일 관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한 LCD TV와 PDP TV, DLP TV의 일부 모델 부품에 불량이 뒤늦게 발견됐다.
불량을 일으킨 부품은 캐퍼시터(capacitor)로, 외부에서 불안정하게 들어오는 전원을 TV에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는 부품이다.
이 부품에 문제가 생기면서 TV가 제대로 켜지지 않거나 전원 조작 후 작동되는 시간이 30분 이상 걸리는 문제가 TV 판매 후 수년만에 발생한 것.
이 시기에 해당 TV를 샀던 소비자들의 비슷한 사례가 널리 알려지면서 집단 소송으로 비화했다.
현재 소송 중인 지역은 뉴저지와 캘리포니아, 오클라호마 등 3곳이며, 미국 소비자들은 2006~2008년 삼성전자 TV 판매 대수 등을 근거로 피해자가 750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소송이 제기된 오클라호마에서는 현재 법원의 최종 판단만을 남겨 놓고 있으며, 오클라호마 법원의 예비 승인에서 삼성전자는 피해자들에 대한 무상 수리와 함께 소비자들이 비용이 든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을 해주기로 했다.
조만간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질 예정이어서 삼성전자는 오클라호마 외에도 미국 전역에서 판매된 같은 시기의 TV에 대해 무상 수리나 보상을 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이후에 판매된 TV에 대해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2006~2008년 판매된 일부 TV의 부품 수명이 다해 발생한 문제를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무상 수리를 제공했다"면서 "미국 법원의 권고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정식으로 고지해 지속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750만 명은 근거 없는 추측일 뿐"이라며 "오클라호마의 경우 합의에 이르러 법원의 예비승인이 났고, 2월 중순경 최종 승인이 나면 다른 지역의 소송에도 합의 효력이 발생하게 돼 이번 사태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에 나온 TV, 또 국내에서 판매된 TV의 경우에는 미국에서 판매된 TV모델과 부품이 달라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