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유럽과 미국 경제위기로 원화 강세가 계속되자 환율 반등에 대비해 외화를 사 두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5대 시중은행의 외화예금이 지난달 20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203억5천800만달러로 1월의 197억2천500만달러보다 6억3천300만달러(3.2%) 증가했다. 지난해 2월의 123억3천800만달러 보다는 65.0%나 늘어났다.
은행권에서는 외화예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달러화와 엔화 환율이 올해 들어 계속 하락하자 기업들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위기와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은만큼 환율이 언제든 오를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외화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올해 개장일인 1월2일 1,155.80원(종가 기준)을 기록한 이후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며 2월29일에는 1,118.70원까지 떨어졌고, 이달 들어서는 1,115.50원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11월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ㆍ엔 환율도 1월2일 100엔당 1,502.99원에서 지난달 말 1,388.83원으로 떨어졌다.
외화대출액은 소폭 감소했다.
5대 시중은행의 외화대출은 지난달 말 현재 142억600만달러로 1월의 146억6천만달러보다 4억5천400만달러(3.2%) 줄어들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입 업체들의 자금 유입이 많았다. 유럽 재정위기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율이 계속 하락하자 기업들이 결제성 자금을 미리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