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강정마을회와 진보단체들이 1일 기지 부지 내 구럼비 해안에 진입하는 등 건설공사 저지를 위한 직접행동에 나서 강정마을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 9명이 연행됐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서귀포시 강정마을 강정천 체육공원에서 조합원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 공공기관 민영화와 영리병원 저지, 한미 FTA 폐기' 등의 구호를 내걸고 1시간여 동안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강정항까지 행진을 벌였다.
행진을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구럼비 해안 진입을 시도하며 시위를 벌이다가 이를 가로막는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시위대에 캡사이신을 살포하며 진입을 강력하게 저지했다.
구럼비 진입이 막히자 일부 시위대는 강정항 앞바다에서 헤엄치거나 카약을 타고 구럼비 해안으로 진입하려고 했지만 해경에 의해 저지됐다.
민주노총 조합원 등은 강정항에서 두시간 가량 경찰과 대치하다가 오후 1시경 해산했다.
오전 11시경에는 기지건설 반대 활동가 8명이 강정마을 의례회관 부근 사거리에서 강정항으로 이동하는 경찰 버스를 막은 혐의로 연행되기도 했다.
또 낮 12시경에는 문정현 신부 등 30여명이 경찰의 저지를 따돌리고 강정항 동방파제에서 해군기지 서쪽 침사지로 이동해 기지 부지 내 구럼비 해안으로 진입했으며, 이 가운데 송모(45)씨가 발파지 부근까지 갔다가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주말 내내 강정항을 비롯한 강정마을에 1천여명을 배치, 진보단체들의 구럼비 진입 등 시위 경비에 나섰다.
시민사회단체 대표 20여명은 연석회의를 열어 '구럼비를 점령하라'는 주제의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직접 행동을 계속 벌여나가기로 했다.
또 4ㆍ11총선 직후인 14일을 '제11차 집중행동의 날'로 정하고 강정마을에서 전국적인 대규모 반대집회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