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윤식 기자] 하이마트 선종구 회장이 25일 선종구 회장의 대표이사 해임 건이 상정돼 있는 임시이사회를 앞두고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과 하이마트 대표이사직에서 동반 사퇴할 것을 제안하고 나선 가운데 유진그룹측은 이 같은 제의를 일축하고 선 회장의 단독 퇴진을 요구했다.
유진그룹의 한 관계자는 22일 "횡령 등 비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선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면서 "하이마트 내부에서는 선 회장이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진그룹은 지난 20일 오후 하이마트 수도권 사업부별 모임에서 서울 강남과 강동, 강서의 지점장들이 임원을 배제한 채 단체행동을 할지를 표결한 결과, 단체행동을 하지 않고 이사회 결과에 따르자는 쪽의 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유진그룹 측은 또 "(이 같은 결과는) 영업 정상화와 매각 절차 진행, 주식 거래 재개 등에 대한 하이마트 구성원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지방 사업부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이마트의 임원 등으로 구성된 '하이마트 경영정상화 및 매각추진위원회'는 재무 대표이사인 유 회장과 영업 대표이사인 선 회장이 동반 퇴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위원회측은 "둘은 지난해말 경영권 분쟁, 매각 지연, 검찰 기소로 인한 주식 매매거래 정지 등에 대해 공동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유 회장과 선 회장이 모두 각자 대표에서 퇴진하고 사내이사 자격으로서 하이마트 매각 절차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위원회는 아울러 "재무 대표는 유진에서 선출하고 영업 대표는 회사 내 영업 부문에서 선출하라"면서 "이사 선임 기간 각자 대표 체제는 유지하되 지배인을 선임해 대리 경영하라"고 덧붙였다.
사외이사도 중립기관이 추천한 중립적인 인물로 전원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 위원회의 주장이다.
한편, 하이마트 주식은 지난 16일부터 거래 정지된 상태다.
검찰이 선 회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함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거래를 정지시켰다.
거래소는 하이마트가 상장 폐지 실질 심사의 대상이 되는지를 결정할 때까지 최대 15거래일간 거래를 정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