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수 기자] 국세청이 기아차를 비롯해 4대 그룹인 삼성전자∙LG전자∙SK건설을 대상으로 동시에 세무조사를 착수한 것과 관련해 대기업 길들이기를 겨냥한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대기업들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시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많은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아차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이미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지난 3월 초 조사를 끝내고 4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LG전자와 SK건설은 지난달 23일과 26일에 각각 세무조사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는 지난번 세무조사 이후 2007년과 2008년에 각각 180억, 204억원 가량의 추징세액을 납부했다.
특히 지난해 말 개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27조7423억원, 1조90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46%, 5.60% 증가해 법인세 3399억원 가량을 올해 3월에 납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개인탈세보다는 대기업에 대한 추징을 하면 금액 면에서 훨씬 큰 세수 확보를 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의미를 다르게 표현했을 뿐 꼼수가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또한 전경련과 대기업이 동반성장위원회가 추진했던 '이익공유제(협력이익배분제)'에 대한 거부와, 대기업들이 정부의 눈을 피해 대형마트나 대형 프랜차이즈 등을 쇼핑센터로 업종을 바꿔 꼼수를 부리기 시작하면서 이뤄진 조사라 그 배경에 정치적인 보복의 뜻이 숨어있지 않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 배경과 관련해 "정치적인 의도가 아닌 정기적인 조사를 시행하는 것 뿐이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이전가격 조작과 지급보증 등 대기업의 탈세혐의에 대해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강한 입장을 내비췄다.
이전가격 조작은 국내 본사가 세율이 낮은 국가에 소재한 특수관계 법인에 소득을 몰아줌으로써 전체 납부세액을 줄이는 탈세 수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세청이 이번 세무조사에서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전가격 조작 부분으로 보인다"며 "현재 조사 진행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