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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핵심기술 빼간 중국 IT 기업 BOE "처벌 말라" 탄원서 제출

[재경일보 김윤식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불법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기술을 빼간 중국 IT 기업에 대해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수사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술 유출 피해 당사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12월 기술을 빼내 간 BOE 법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사건은 중국 IT기업인 BOE 직원이 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연구원 및 전 LG디스플레이(LGD) 연구원과 각각 공모해 차세대 LCD 기술과 AM OLED 기술을 빼내갔다가 적발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핵심 기술의 유출로 우리나라가 478억 달러(약 52조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사법부도 BOE의 불법 기술 유출 행위를 인정해 지난달 1심에서 BOE 직원은 징역 2년을, SMD·LGD 전직 연구원들은 집행유예 등 각각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BOE 법인도 입건됐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수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BOE가 재발 방지를 약속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삼성이 제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BOE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를 낸 것은 수사를 진행하던 시기 삼성전자의 70억 달러(약 7조7000억원) 규모 중국 시안 반도체 팹 진출과 LCD 라인 세대 변경 등에 대한 중국 정부 승인이 임박한 상태였던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BOE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이후 삼성전자는 두 사업 모두 중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얻어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LG는 중국에서 다양한 경영 활동을 펼쳐야 하는데, BOE 사건으로 중국과 껄끄러워질 수 있다고 판단해 탄원서를 제출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