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북한이 북한 당국에 의해 억류되어온 것으로 알려진 `통영의 딸' 신숙자(70)씨가 1980년대부터 앓아오던 간염으로 사망했다고 유엔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북인권단체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는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유엔에 보낸 A4 1장 분량의 답변서한을 공개했다.
북한 당국은 이 서한에서 "(신씨의 남편) 오길남 씨가 가족을 버렸고 또 두 딸의 어머니(신씨)를 죽음으로 내몰았기 때문에 신씨의 두 딸은 오씨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는다. 그들은 오씨를 만나는 것을 강력히 거부했으며 더이상 그들을 괴롭히지 말 것을 요청했다"며 "신씨 모녀가 임의적 구금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길남씨는 북한의 답변서한에 대해 "전형적인 거짓답변"이라며 "북한의 근거 없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ICNK 측은 "북한 당국은 신씨가 언제 어디에서 사망했는지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만 한다"며 "북한은 사망증명서를 공개하고 신씨의 유해를 남편인 오씨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ICNK측은 지난해 11월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뉴욕대표부를 통해 유엔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에 신씨와 두 딸(오혜원, 오규원)의 구출을 청원했으며, 이에 실무그룹은 올해 3월 북한 측에 신씨에 관한 질의서를 보냈고, 북한 당국은 지난달 27일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 리장곤 차석공사의 명의로 실무그룹에 공식답변을 보내왔다.
신씨는 1942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통영초등학교와 통영여중을 졸업했으며, 20대에 독일로 건너가 간호사로 일하다가 오씨와 결혼해 두 딸을 뒀다.
1985년 신씨 부부는 두 딸과 함께 밀입북했으며, 남편 오씨만 1986년 북한을 탈출한 뒤 신씨 모녀는 정치범수용소에 한동안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