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승려로 보이는 남성이 둔기로 진돗개를 때려 죽이는 영상이 동물사랑실천협회에 의해 공개되며 여론이 악화되자 경찰이 범인 검거를 위해 전담팀을 구성, 본격 수사에 나섰다.
협회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영상에는 승복 차림의 남성이 진돗개를 마구 때리다 둔기로 머리를 두 차례 내리치는 모습이 담겨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해당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국민의 큰 공분을 산 사건임을 감안, 조속히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형사과 강력팀에 팀장 1명에 직원 4명으로 구성된 수사 전담팀을 편성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우선 피해자 조사를 벌인 뒤 영상 분석을 통해 둔기로 진돗개 머리를 내리친 승려복장의 60대 중반의 남성을 추적·검거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41분경으로, 부산 초읍동의 골목길을 지나던 승복 차림의 남성이 송모(75)씨 집 담을 넘어들어가 묶여 있는 진돗개 '장군이'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린 뒤 다시 담을 넘어 사라졌다.
이 남성은 5분쯤 지나 손에 둔기를 든 채 다시 담을 넘었으며, 가지고 온 둔기로 진돗개의 머리를 두 차례 친 뒤 사라졌다. 진돗개는 두개골이 파열됐고 아침에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송씨는 당시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지구대에서 경찰관 2명이 출동, 사건을 조사한 후 둔기를 회수했다.
송씨는 경찰이 기물파손 정도밖에 안된다고 해 고소하지 않았지만 애지중지하던 진돗개를 잃은 슬픔과 죄책감에 시달렸고, 이를 보다 못한 주민들이 동물사랑실천협회에 영상자료 등을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영상에 나타난 승복차림의 남성은 송씨 집 인근 사찰에 상당기간 머물다 다른 곳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지난 11일 온라인 민원을 통해 이 사건을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