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통합진보당 최대 기반세력인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과 결별하는 대신 혁신비대위 중심으로 내부 쇄신을 촉구하는 '조건부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1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합진보당이 노동중심성을 확보하고 제1차 중앙위원회에서 결의한 혁신안이 조합원과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실현될 때까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조건부로 철회한다"고 의결했다.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이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원들의 중지를 모아 신속히 혼란을 극복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것이 지금 이순간 80만 민주노총 조합원과 1천600만 전체 노동자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합진보당 사태 수습과 관련해 혁신비대위에 힘이 실리게 됐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대중적인 제2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하기 위한 특별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진정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전조직적 논의에 착수할 것이며 통합진보당이 현재의 혼란을 극복하고 노동중심 진보정당으로 거듭나 이 논의에 동참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부터 10시간에 걸쳐 개최된 민주노총 중앙집행위는 비례후보 경선 부실·부정 논란과 중앙위 폭력사태 이후 통합진보당이 재창당 수준의 고강도 쇄신을 하지 않으면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후 처음 가진 모임이어서 관심을 모았었다.
그러나 이날 중앙집행위에서 격론 끝에 '조건부'로 지지 철회를 선언하고 통합진보당의 개혁을 다시 한번 촉구하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함으로써 지지철회와 집단탈당 등으로 통합진보당과 당장 결별하는 수순을 밟는 것은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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