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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변서 50대 한국인 목사 교통사고로 숨져… '의문' 증폭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북한인권활동을 해 오던 50대 한국인 목사가 교통사고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교통사고를 놓고 혹시 테러가 아니냐는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30일 주선양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 27일 낮 12시경 연변주 옌지-룽징 간 왕복 2차로 국도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룽징 방향으로 가던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강호빈(58) 목사가 맞은편에서 오던 22인승 버스와 정면으로 충돌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당시 강 목사는 연길의 한 교회에서 목회를 마친 뒤 직접 차를 운전해 이동하는 중이었고, 강 목사의 승용차와 충돌한 버스는 화룽-룽징-옌지 구간을 정기 운행하는 시외버스로, 사고 당시 버스에는 기사와 승객 7명이 타고 있었다고 선양총영사관이 밝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이번 교통사고의 뚜렷한 경위를 밝히지 않고 있고, 현지 소식통이 ‘강 목사 차량과 충돌한 버스 안에는 운전사만 있었고 승객은 한 명도 없었다’, ‘사고 현장에는 버스 잔해조차 없었다’는 제보를 하고 있어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또 중국 연변 공안국이 올해 5-10월을 불법 월경·체류·취업 외국인 집중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탈북자 단속에 들어간 시점에서 발생한 것도 의문.

강 목사는 앞서 지난해 8월 같은 지역인 연길의 한 주차장에서 의문의 괴한으로부터 독침 테러를 당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잠시 한국에서 머물던 그는 올해 초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혼자 연변으로 다시 들어갔으며, 이 사건으로 사역 공간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이삿짐을 가지러 가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총영사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 제기된, 강 씨가 지난해 8월 옌지에서 괴한에게 독침 테러를 당했다는 주장은 공관에 신고된 적이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강 목사는 원양어선 선장 출신으로 10여년 전 북한 인근 연변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했으며, 두만강변에 교회 28곳을 개척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