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삼성·현대차·LG·SK·롯데 등 5대 그룹의 광고·물류·시스템통합 13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21조6161억원으로, 이 가운데 16조4854억원(76.3%)을 내부거래로 벌었다. 특히 2009년부터 3년간 이들 기업의 매출이 약 1.5배가 되는 동안 내부거래는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매출 증가 대부분이 ‘땅 짚고 헤엄치는’ 내부거래로 이뤄졌다.
삼성 계열의 삼성전자로지텍의 경우, 지난해 매출 1조2582억원 가운데 1조1683억원(92.9%)을 내부거래로 채웠다. LG 계열 하이비지니스로지스틱스(3797억원 가운데 3466억원·91.3%), 롯데 계열 롯데로지스틱스(96.2%) 등도 매출 대부분을 내부거래로 이뤘다.
광고 쪽은 롯데 계열의 대홍기획(66.8%)이 가장 높았고, 삼성 계열의 제일기획(60.3%), 현대차 계열의 이노션(49.7%), SKMNC(23.1%)가 뒤를 이었다. 예를 들어 이노션의 지난해 내부거래(1709억원) 가운데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와 거래(1495억원)는 모두 수의계약이었다. 다른 기업들이 참여할 기회 자체가 차단된 셈이다.
시스템통합 업체도 비슷했다. 현대오토에버의 내부거래 비율이 89.3%로 가장 높았고, 롯데정보통신(78.9%), 삼성SDS(73.8%), SKMNC(65.5%), LGCNS(50%) 등의 순이었다. 광고 쪽은 롯데 계열의 대홍기획(66.8%)이 가장 높았고, 삼성 계열의 제일기획(60.3%), 현대차 계열의 이노션(49.7%), SKMNC(23.1%)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늘어난 내부거래에 대해 국세청은 올해부터 과세를 시작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내부거래를 공시하도록 했다.
경제개혁연대 채이배 회계사는 “재벌 총수 일가의 지분이 많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고, 이는 부의 편법적 승계를 낳는다”며 “정부가 이를 줄이려고 제도를 만든 만큼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충실한 조사와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