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셀트리온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화장품 사업을 고려 중에 있다. 하지만 너무 부풀려져 화장품 업체 M&A설이 나오는 바람에 피인수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했다. 이내 셀트리온의 공시부인이 나오자 폭락해 널뛰기 장세를 연출한 바 있다. M&A설이 나온 배경에는 주가 조작 세력이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의 화장품 업체 인수설에 관련주들이 들썩거렸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온탕과 냉탕을 오갔고, 피인수 대상으로 거론된 기업들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인수설을 둘러싼 기대와 실망 그리고 또 한번의 기대가 교차하면서 주가는 갈지자(之)를 그린 것이다.
지난 1일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전날보다 200원(0.60%) 내린 3만33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초반 3% 이상 오름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장중 등락을 반복하다 소폭 내림세로 장을 마쳤다.
피인수 기업으로 이름이 오른 코리아나는 1.39% 하락했고 한국화장품은 4.68% 상승했다.
이들 업체는 장초반 피인수 기대감에 가격제한폭까지 수직상승했다가 셀트리온이 인수설을 부인하면서 가파르게 떨어졌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순간이다.
셀트리온은 이날 한국거래소의 화장품업체 인수보도 관련 조회공시 요구에 "화장품업체 인수 관련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답변했다.
이후 화장품 업체들은 셀트리온이 화장품 사업 진출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고 초기 단계에서 검토 중이란 소식에 다시 오름세를 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한 매체에서 보도된 구체적인 인수계획에 대해 사실무근이란 답변을 내놓은 것"이라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구상을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로 바이오 기술을 이용한 단백질 화장품 물질 사업을 초보적인 단계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이 나중에라도 화장품 업체를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투자자들에게 다시 한번 기대감을 불어넣은 것이다.
하루종일 오락가락한 주가만큼 투자자들의 반응도 크게 엇갈렸다.
일부 투자자들은 셀트리온에 전화로 문의하거나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공지사항을 확인하는 등 사실여부를 침착하게 파악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사기·음모론을 주장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6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국제학회에서 자체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CT-P13)가 기존 치료제와 안전성ㆍ유효성 측면에서 동등하다는 내용의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바이오시밀러가 기존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레미케이드)와 비슷한 약효를 냈고, 환자 투여 시에도 원래 약만큼 안전했다는 의미다. 단백질로 만든 항체 약과 이와 유사하게 만든 바이오시밀러의 효능을 1대1로 비교해 결과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셀트리온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2012 유럽류머티즘학회(EULAR)` 공식 자료를 통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CT-P13)에 대해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 58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기존 제품과 유효성, 안전성 측면에서 동등성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CTP-13 투약 환자의 60.9%에서 종합적인 상태가 20% 이상 호전됐다. 기존에 쓰이는 치료제 사용 시 20% 이상 상태가 호전된 환자는 58.6%로, 유효성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약을 투여한 환자에게서 나타난 이상반응 등이 기존 치료약제와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또 같은 치료제로 강직성 척추염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한 결과 환자 증상과 치료에 대한 반응 측정 기준을 만족한 환자가 전체의 70.5%로 집계돼 대조군인 기존 치료제(72.4%)와 동등한 효능을 보였다.
셀트리온은 자세한 임상 결과를 8일 유럽류머티즘학회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 내용은 학회의 공식 저널(Annals of Rheumatic Disease Journal)에 실린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이번 발표로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학술적 가치와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과 3월 초 각각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유럽식약청(EMA)에 의약품 허가를 신청했다. 셀트리온 측은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40여 개국에서 CTP-13에 대한 의약품 허가를 받겠다는 계획을 밝혔다.